▲ 이한길   동해바다연구회 편집위원장
▲ 이한길
동해바다연구회 편집위원장
2017년 10월 4일.이렇게 말하면 무슨 날인지 대다수가 모를 것이다.음력으로 하면 8월 15일이었다.이날 강릉 바다를 드라이브 해본 사람들은 10여 년 전과는,아니 2~3년 전과도 다른 현상들을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바로 서핑! 그리고 캠핑! 전래의 전통 명절인 추석이라면 으레 떠올리는 것이 차례이고 성묘의 기나긴 행렬이다.어디가 교통이 정체된다느니 아니면 어디가 인산인해가 되었다느니 하는 멘트가 방송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또 실제 여러 관광지마다 행락객들이 즐비한 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할 것이다.그런데 2017년 추석 명절에 강릉의 바닷가에는 평소 볼 수 없는 풍경들을 볼 수가 있었다.바다에는 서핑보드를 타는 젊은이들이,바다가 보이는 근처 둔덕이나 캠핑장에는 캠핑을 하는 이들이 쳐놓은 텐트들이,그리고 근래 들어 우후죽순처럼 늘어가는 캠핑카들이 강릉의 여러 해변에 가득한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이른바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서핑보드가 동해안에 등장한 지는 10여 년 채 안 된다.양양 등지에서부터 시작된 서핑의 바람은 삼척을 거쳐 이제 강릉에 상륙했다.몇 년 전부터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서핑이 시작된 강릉은 2017년 9월 강릉서핑협회의 창립까지 이어졌다. 옥계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사장과 우거진 송림으로 인하여 천혜의 해수욕장으로 각광을 받았던 명문 해수욕장이었다.그러나 올 여름 옥계해수욕장은 차츰 과거의 명성이 쇠퇴하고 있었다.반면 인근 금진해수욕장은 욱일승천의 기세로 개발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서핑이 있다.올 한 해에 금진에서 서핑을 한 이들이 한창 피크 때에는 하루에도 수백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해양레저라고 하면 여러 가지 종목들이 생각이 나지만,대체로 스킨스쿠버가 대세였던 게 강릉 해양레저의 과거였다.그러던 것이 이제는 카이트보드,패러글라이딩,요트,카누,윈드서핑 등 다양한 해양레저 종목들이 강릉해변에 나타나고 있는데,그중 단연 압권이 서핑보드이다.서핑보드의 장점은 사시사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다는 편의성에 있다.슈트와 보드를 대여하기만 하면 언제나 즐길 수 있다.값도 저렴하다.그러니 외지에서 그냥 강릉으로 달려오기만 하면 된다.올림픽을 앞두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어쩌면 가장 각광을 받을 것이 서핑보드일 것이다.

‘서핑보드의 천국’ 강릉이 되려면 이에 관한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복선전설이 개통될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이들을 강릉으로 흡수할 여러 편의시설을 비롯한 시스템을 정비해 놓아야 한다.서퍼들이 넘쳐나면 강릉뿐만 아니라 인근 동해안의 여러 시군들의 해변도 수혜를 누릴 수 있다.그러고 보면 동해안은 바로 서핑 천국이었다.이를 위한 강원도 차원의 정책적 고려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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