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노선 비해 단위거리당 30 원 이상 높아, ‘교통혁명’ 실효 무색

12월 개통 예정인 서울~강릉 간 고속철도인 경강선의 운임이 2만7600 원으로 정해질 것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에서 강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이는 기본적으로 예상을 넘는 고가인 것도 그러하고,그동안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음에도 코레일이 전혀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책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라 하여 지나치다 못할 일이다.

당초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서 함께 고민하지 않는 코레일의 운임 책정 자세를 문제 삼고 나섰다.지역 의견은 유별난 것이 아니었다. 단지 수도권 지역 운임에 비해 높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서원주∼강릉 구간의 1㎞당 산정 요금은 140.91 원이다.반면 수색∼서원주는 103.66 원으로 책정한다는 계획이었다.이대로라면 수색∼강릉까지 전 구간 요금은 2만8000 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이번 발표는 서울역 출발 철도가 강릉역에 도착하면 승객들이 2만7600 원을 내도록 책정돼 있다.이게 곧 지역에서 염려한 그대로의 고가란 말이다.거듭 강조하거니와 당초 수도권 지역 요금보다 높아선 안 된다 했지 상식 밖의 특혜적 저가 요구가 아니었다.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의 할인 혜택은 있겠지만,문제는 기본적으로 동일 체계에 의함으로써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지 않을 합당한 요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 의견은 온전히 거부됐다.발표 대로 확정되면 현재 강남터미널 2만1500 원인 우등고속버스 요금과 6000 원 이상 편차가 나고,이럴 경우 서민들의 열차 이용 포기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특정 지역에만 별도의 운임 체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당국의 주장은 따라서 이해하기 어렵다.이 대목에서 지난 2012년 서울∼춘천 ITX 청춘열차 개통 당시 30% 할인율 적용의 전례가 오버랩 된다.

서울~강릉 고속철 개통을 지역에선 ‘교통혁명’이라며 환호한다.상대적 낙후 모양새를 면치 못한 동해안 지역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하는데,이런 요금 체계라면 진정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 초래의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누군들 이렇게 높은 값으로 강원도를 보고 동해바다를 만나러 오겠는가 말이다.북방 정책이 논의되고 물류 전쟁이 얘기되는 즈음이다.철도 중심 동서횡단 수송력 강화가 국가 경쟁력 확보라는 담론이 펼쳐지는 시대에 고가 운임이 발목 잡아서야 될 일인가.마땅히 당국의 재고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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