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곳 없는 독립영화에 ‘숨통’ 문화예술로 지역과 상생
춘천 유일 초소형 단편 영화관
다채로운 작품·저렴한 가격
서울 등 연간 1200여명 방문
감독과의 만남·기획 전시 마련

▲ 일시정지시네마가 지난 11일 춘천KT&G에서 ‘튼튼이의 춘천모험’이라는 기획영화를 상영한 가운데 감독과 관람객들이 영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오른쪽 사진은 유재균(사진 오른쪽) 일시정지시네마 대표와 직원들
▲ 일시정지시네마가 지난 11일 춘천KT&G에서 ‘튼튼이의 춘천모험’이라는 기획영화를 상영한 가운데 감독과 관람객들이 영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춘천에 위치한 ‘일시정지시네마(대표 유재균)’는 춘천시내 유일의 초소형 단편·독립예술영화관을 운영하는 영상제작업체다.

지난해 5월 공식 개업한 이 영화관은 150인치 규모의 스크린과 18개 관람석으로 구성된 소극장이며 춘천 봉의초교 인근에 위치해 있다.이 극장은 올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가받은 영상문화업체로 독립단편영화와 미디어 전시 영상제작을 비롯한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독립영화는 전용관이 부족한데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영화에 비해 자본력이 뒤처지는 등 일반 극장 진입이 버거운 작품이 상당수다.경제논리 상 관객수 위주의 상업영화를 우선 상영하는 스크린 독과점 현상에 작품성이 있지만 관람객들이 찾아보기 어려운 영화가 수두룩하다는 얘기다.때문에 일시정지시네마는 이런 독립영화를 위주로 배급,상영하고 고정 팬들을 모으는 등 독립영화 전문상영관을 운영 중이다.

이같은 사업전략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독립영화는 팬들에 비해 상영관 규모가 전국 20여개,도내에서도 2곳에 불과한 실정이다.이처럼 수요대비 공급이 적은 업계의 낮은 진입장벽을 활용해 사세를 확장시킨 것이다.지난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후 1년여만에 서울과 부산 등 타시도에서 연간 1200여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단골 고객이 급속히 늘었다.월평균 100여명이 이용한 셈으로 창업초기 관람객에 비하면 고객이 두배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단편기획전 ‘청춘영화’를 시작으로 다큐멘터리 ‘GIANT TREE’,‘족구왕’,‘더랍스터’ 등 장편독립영화 특별상영전을 펼쳤으며 올해는 소나기,비치온더비치 등 장편독립영화 특별상영전과 추석특선으로 기획상영을 진행하는 등 40여편 규모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단골팬층이 크게 확장됐다.올해 말까지 계획된 영화만해도 이달 14∼19일 단편기획전 ‘네 편이 되어줄게’,17일에는 장편독립영화 특별상영전 ‘폭력의 씨앗’ 등 7편 정도된다.또 영화상영금액이 1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3000~8000원으로 극장가격에 비해 30~60% 가량 저렴하다는 점도 인기비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 유재균(사진 오른쪽) 일시정지시네마 대표와 직원들
이 밖에 ‘퍼즈그라운드’라는 자체 기획상품도 일시정지시네마만의 특별한 상품이다.독립영화를 관람한 뒤 작품을 만든 감독과 배우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영화와 여행이 어우러진 관광프로그램으로 독립영화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지난 11∼12일 일시정지시네마가 춘천KT&G 상상마당에서 주관한 ‘튼튼이의 춘천모험’도 퍼즈그라운드 상품이다.독립영화를 관람한 뒤 감독과 팬이 영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함께 춘천을 여행하는 지역문화상생 프로젝트가 진행됐다.일시정지시네마만의 독립영화 관람객 수가 늘고 있는 이유다.여기에 미디어관련 예술품을 전시하는 기획행사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직접 기획 영상제작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또 매주 수요일 ‘씨네필’이라는 영화모임을 운영 중이며 올 연말에는 단편영화 전문잡지 ‘모먼츠 필름’을 출간한 예정이다.이같이 사업시작 1년여만에 충성 고객층과 업무영역을 세분화하고 있어 올 연말 매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유재균 대표는 “스크린 독점의 상업영화에 숨겨진 알짜배기 독립영화를 발굴하고 있다”며 “문화공간이 부족한 강원도에서 지역주민의 문화 향유기회를 늘리는데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신관호 gwan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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