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기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 김준기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지금 미국과 캐나다의 도시들이 분주하다.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이자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의 선도기업인 아마존이 제2의 본사 설립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아마존을 유치하는 도시는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 한 차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아마존은 이전조건으로 인구 100만명 이상,교통 편리성과 함께 인재 풀(pool) 보유를 제시했다.이전조건 중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것이 ‘인재 풀 보유’이다.

강원도는 제조업 취약,서비스업 영세성,청년 일자리 부족 및 유출, 저출산·고령화 심화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고 상호 악순환 고리를 갖고 있다.이런 문제의 원인으로 접근성 제약,수자원보호에 따른 규제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지난 1980~90년대 디지털경제가 싹트고 있을 무렵 강원도는 석탄,관광 등 아날로그경제의 호황에 근시안적으로 매몰되어 새로운 경제흐름에 합류하지 못한 점도 주요 이유라 생각한다.지금 국내외에서는 디지털경제를 넘어선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강원도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새로운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이런 흐름을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부르건 인더스트리 4.0이라하건 핵심은 ‘혁신’이라할 수 있으며 ‘혁신’은 창의적이고 기술로 숙련된 인재로부터 나온다.혁신의 시대에 자본과 기술은 인재를 중심으로 따라 오기 때문이다.

강원도 경제가 혁신을 기반으로 성장하려면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할까?스타트업 기업이나 혁신기업을 도내에서 자체 육성하는 것이 우선이고 개선된 접근성과 각종 지원을 내세워 외부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차선일 것이다.이러한 전략을 추진하려면 인재라는 밑천이 풍부해야 한다.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의 교수인 Peter Cappelli에 따르면 혁신기업들이 입지선정 시 제1의 기준은 인력,숙련되지 않은 값싼 인력이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창의성과 기술력을 지닌 인재 풀이라 한다.많은 혁신기업들이 실리콘 밸리나 뉴욕으로 가는 이유는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 아니라 인재가 많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원도의 인재 육성과 풀은 어떤가?강원도에는 20개에 달하는 대학에 약 9만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매년 약 2만명이 졸업하고 있다.강원도 인구수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원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졸업생중 상당수는 더 좋은 일자리,더 나은 문화,주거환경 또는 고향을 찾아 외지로 나가고 있다.반대로 타시도로부터의 젊은 층의 유입은 많지 않다.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아니냐고 한숨을 내 쉬기 전에 한 사람이라도 더 남아있거나 올 수 있게 개선할 점은 없는지 둘러보아야 한다.청년 창업자를 육성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제도는 잘 작동하는가?젊은이들이 모여 동질성을 확인하며 즐길 수 있는 콘서트,라이브뮤직,박물관 등 문화적 정주시설(cultural amenities)은 다양한가?산업단지 주변에 어린이 보육시설은 충분한가?우리들은 외지인에게 개방적인가?기술개발(R&D)의 절반 가까이를 수행하는 도내 대학에 대한 지원은 어떠한가? 서울소재 대학에 진학한 도출신 학생을 위해 강원학사를 짓는 것처럼 강원도내 대학에서 공부하는 타시도출신 학생들에게도 투자하는가? 강원도의 미래는 창의력과 기술력을 갖춘 사람에게 달려있다.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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