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명   K-water 강원지역지사 본부장
▲ 김수명
K-water 강원지역지사
본부장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성장은 물관리의 선진화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960년대 말부터 정부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에 의한 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다목적댐, 광역상수도 등의 건설에 집중 투자를 하였고,그 덕분에 필요한 물을 적기에 공급하고 홍수,가뭄 등 재해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그 동안 우리나라의 물 관리는 이러한 생공용수 공급이라는 물의 이용과 홍수 및 가뭄 예방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졌다.

최근 국내외에서는 물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신사업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먼저,수변공간의 활용을 도시재생 및 지역발전과 연계하는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친수사업 등이 있다.그 동안 소양강댐과 같은 주요 인프라들도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긴 하였으나,댐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이러한 순기능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그러나 오늘날에는 국민들의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도 댐을 주요 관광자원으로 보고 지역축제나 관광상품 등과 연계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예전에는 홍수기 하천범람에 대비한 완충지로만 사용하였던 수변공간 역시 현재는 휴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잘 정비된 하천 주변은 오히려 수변부동산 프리미엄이 생길 정도로 그 인기를 누리고 있기에 지역발전 및 도시재생의 새로운 기회로 하천을 바라보게 되었다.

새 정부의 주요 정책 키워드 중의 하나인 신재생에너지 역시 물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분야이다.최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발전 분야로 자주 언급되는 수상태양광과 수열에너지도 잠재된 물의 이용가능성을 활용하려는 시각에서 출발한 에너지 산업이다.강원도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물에너지를 기업유치와 물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발전을 도모하려는 대표적인 예이다.

물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신산업 창출과 지역발전의 기반으로 삼는 이러한 최근의 움직임들은 환영할만하다.그러나 기후변화 대응이 전세계 최우선 과제인 지금 전통적인 물 관리의 목적과 방향을 잊고 이루어진다면 이는 오히려 큰 흐름을 보지 못하고 진정한 물의 가치를 놓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지금도 속초시,강릉시 등 여러 지역에서는 여전히 가뭄 때마다 물 부족을 걱정하고 새로운 수자원 확보가 지역발전의 최우선 과제이며,올 여름 몇 주 사이에 가뭄과 홍수의 위험을 오가는 사이에도 소양강댐의 안정적 운영 덕분에 수도권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의 시민들은 큰 재난이나 피해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따라서 물의 새로운 활용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물 관리 관점에서 체계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또한 새로운 사업의 추진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시설 관리 어려움 및 운영비용의 증가,새로운 효용에 대한 기존 시설에 대한 재평가 등도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이러한 과정을 통하여야만 홍수 및 가뭄 예방과 생공용수의 확보라는 물 관리의 최우선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물의 새로운 활용을 통한 최대한의 효용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산업들이 구조적인 조정과 개편이라는 변혁의 시기에 있는 지금 물의 잠재된 가치를 제대로 발굴하고 이를 신산업 및 지역발전과 연계하여 활용한다면, 환경친화적 부가가치와 에너지의 생산을 통해 지역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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