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재종   동해안 개발투자전략연구소 대표
▲ 심재종
동해안 개발투자전략연구소 대표
‘산촌자본주의(山村資本主義)’는 일본에서 생긴 신조어로 ‘인간이 가지고 있던 휴면(休眠)자산을 재이용해 공동체를 부활시키는 현상’을 가리킨다.오늘날 ‘머니(money) 자본주의’의 폐해를 보완하자는 취지에서 등장한 개념이다.일본에서는 도시 속 옥상이나 자투리땅에다가 밭을 일구는 등 말 그대로 휴면자산을 재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기업이나 지자체에서도 건물옥상이나 좁은 자투리땅을 활용하고 있으나 계절이 뚜렷하게 변화하는 수려한 금수강산으로 형성된 우리나라에서는 굳이 그걸 강조할 필요가 없다.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된 교통망이 확충되어 도시를 잠시 벗어나면 산촌자본주의는 곧 무색해진다.실제로 KTX를 타보라.그러면 곧장 수도권에서 백두대간을 거쳐 강릉까지 1시간 10분이면 도착하니,옛날에 연암 박지원 선생이 ‘자연녹봉론(自然祿俸論)’을 말했듯 관광객들은 자연으로부터 말 그대로 녹봉(돈)을 받는 셈이 되지 않나.

그런데 문제는 일상의 피곤함으로부터 휴식하기 위하여 강릉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특히 2018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자주 찾을 관광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곧, 관광객의 입맛에 맞는 여건(서비스) 및 상품(콘텐츠)을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 입장에서 제공토록 해보자는 얘기다.그리하여 지역발전의 선도 산업인 관광산업을 고급화,차별화 전략으로 지속발전시킬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자.

우선 관광종사원 및 지역주민들에게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할 것이다.이는 실로 오래된 얘기다.서비스도 품질과 단계를 개선해 보자.그야말로 오래전부터 실행했어야하는 과제였다.그러나 이 기본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오늘날 강릉은 ‘매력없는,거쳐가는,경쟁력을 상실하고있는’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다.철저한 교육을 통해 전 시민의 관광 요원화를 이뤄야 하는데….그럼에도 이의 실행이 요원한 것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다음으로 서비스를 차원 높게 펼칠 수 있도록 인성과 태도를 길러야 한다.서비스의 단계는 첫째 사전준비(before service),곧 관광 실행 이전의 각종 홍보 활동 및 환경정비 등,둘째 현재(actual service),곧 종사자들의 성실한 행동과 친절한 말,셋째 사후(after service),즉 한 차례 관광 이후 다시 찾아오도록 하는 다양한 재창조 서비스 활동이니,이들 요소가 중요하다.

교육과 서비스.이 두가지 활동이 연중 계속돼야 한다.강릉으로서는 관광을 주력산업으로 하는 시정을 펼쳐야 관광객이 잠시 머물다 곧 다른 곳으로 사라져 버리는 오늘날의 퇴영적 현상을 잡을 수 있다.이어 강릉의 관광 상품으로 사계절 아름다운 산천이 그 제일이거니와 이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이를 비롯해 동계올림픽이 만들어낸 인공 상품이 곧 제시될 것이니,올림픽 기간뿐 아니라 사후 강릉 관광 또한 기대되지 아니하는가.여기다가 무형상품까지 거든다면 더할 나위 없다.이 경우 무평상품이란 ‘정직’과 ‘친절’이다. 상인들의 ‘바가지’만 사라진다면,감동을 줄 친절이 베풀어진다면,‘정직’과 ‘친절’이 육화(肉化)된다면,지속적 교육을 통해 강릉사람들이 특히 ‘친절’로 무장하게 된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산촌자본주의에 의한 휴면자산의 개발 따위는 소극적이다.직접 휴면자원을 찾아 이를 재활용하려면 도시가 아니라 수려한 자연의 강릉으로 와야 한다.아니 오도록 해야 한다.이것이 올림픽 시대 관광 강릉의 주요 명제 혹은 화두라 아니할 수 없다.그리고 남은 문제는 이를 누가 실천하도록 할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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