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5.4 강진 피해 속출, 강원도 영향권 올림픽 여파 점검을

엊그제 포항에서 발생한 강도 5.4규모의 강진은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이번 지진은 수능 하루 전날인 15일 오후2시29분쯤 경북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 발생했다.이번 지진은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보다는 강도가 다소 낮은 것이었지만 그 파장은 오히려 더 컸다.기상당국은 경주지진에 비해 진원이 낮은데다 진앙지가 도심지역에 가까워 체감피해가 그만큼 컸다고 한다.이번 지진은 포항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그 파장이 감지돼 사실상 한반도 전역이 영향권에 속했다.

진앙지에 가까운 포항 울산 부산지역에서는 건물외벽과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놀란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피해도 속출했다.무엇보다 다중이 이용하는 대학기숙사를 비롯한 시설물 안전에 중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이번 지진으로 당초 어제(16일) 치르기로 했던 수능시험이 전날 저녁 늦게 전격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수능 연기는 그동안 남의 일처럼 여겨왔던 지진이 얼마나 우리 생활 깊숙이 다가왔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고 하겠다.각종 시설안전과 국민 생활전반에서 지진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강원도 또한 예외가 아니다.이날 지진은 진앙지인 포항지역과 해안선을 끼고 있는 강원도에도 그대로 전해졌다.도내 주요 도시에서 사무실의 책상과 집기가 크게 흔들릴 정도로 지진파가 전달됐고 원주의 한 호텔에서는 출입문이 파손됐다.일부 학교에서는 수업 중에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긴급 대피할 정도였다.이런 정도면 한반도는 물론 그동안 상대적으로 지진 영향이 적었던 강원도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지진이 이제는 국민의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국가안전시스템 전반에 반드시 반영해야 할 문제가 된 것이다.

당연히 국가차원의 새로운 안전기준이 마련되고 강력하게 시행돼야 할 것이다.이와는 별개로 자치단체 차원에서 전향적인 지진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각종 시설물의 안전점검과 아울러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21일 본진에 이어 40여차례가 넘은 여진이 이어진다.특히 이번 지진은 당장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을 3개월여 앞둔 시점이다.지진이 국가대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10년 전인 2007년 1월 강릉 서쪽 23㎞지점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평창 정선일대에도 충격파가 나타났다.올림픽 체크 항목으로 지진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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