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인 11월 10일 강원도민일보와 양구백자박물관이 주관한 국제포럼 참관을 위해 양구군 방산면을 방문했는데 나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도자를 전공하는 학생 시절인 1967년쯤 경기도 이천 수강리 도예지에서 일하던 도공이 양구 방산가마터로 옮기게 되어 함께 작품을 하기 위해 양구 방산지역을 자주 찾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육로가 아닌 배로, 하루에 2회 정도 다니는 시골버스를 이용해 다니곤 하였다. 그 즈음 어느 날 갑자기 가마터 뒷산에서 북한군 침투로 방산가마터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갈 수 없게 됐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러 G1강원민방 박기병 초대사장이 소장한 방산자기를 양구군에 기증한 것이 양구백자박물관 시초가 되었는데 당시엔 조그만 전시장에 지나지 않았다. 오늘날 규모를 제대로 갖춘 양구백자박물관으로 자리매김을 하여 국제포럼까지 개최됨에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규모로 발전시키고 연구에 박차를 가한 정두섭 관장의 숨은 노력과 땀방울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 100억원 정도를 들여 양구군에서 박물관의 규모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양구백자의 훌륭한 문화성과 양구백토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국제포럼을 함께 준비하고 실행하게끔 주관한 강원도민일보와 박미현 이사의 노고를 빼놓을 수가 없다. 문화 역사를 발굴, 연구, 정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움이 큰지 알기 때문이다. 잊혀져가는 역사의 자취를 찾아 헤매는 모습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임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또한 양구지역은 백자박물관과 함께 박수근미술관, 김형석·안병욱·이해인 문학관 세 개의 축이 양구의 미래를 보장하는 보석같은 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진성자 전 강원대학교 문화예술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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