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로 마임이스트 유진규·김성구 합동공연
37년만에 ‘두 마임이스트’로 한 무대
22일부터 서울 아라리오뮤지엄 소극장
각각 ‘불·바람·물’‘심플맨’ 등 작품 준비

▲ 유진규(사진 왼쪽) 씨와 김성구 씨가 오는 22일부터 서울 아라리오뮤지엄 공간소극장에서 합동공연 ‘두 마임이스트(Two Mimes)’를 선보인다.
▲ 유진규(사진 왼쪽) 씨와 김성구 씨가 오는 22일부터 서울 아라리오뮤지엄 공간소극장에서 합동공연 ‘두 마임이스트(Two Mimes)’를 선보인다.
대한민국 1세대 마임이스트 유진규와 김성구.이들은 올해로 환갑을 훌쩍 넘긴 예순여섯살 동갑내기다.

서울 동성중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1971년 연극을 하기 위해 극단 ‘에저또’에 첫발을 내딛었다.나이,출생과 살아온 인생배경이 비슷한 유-김은 함께 성장하며 한국 마임의 산 역사로 거듭났다.현재 유진규는 춘천에,김성구는 태백에 거주하고 있다.두 사람의 합동공연 ‘두 마임이스트(Two Mimes)’가 오는 22일부터 서울 아라리오뮤지엄 공간소극장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공연계가 들썩이고 있다.처음 무대를 제안한 유진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1978년 김성구 씨의 공연 포스터 ‘광대의 일기’
▲ 1978년 김성구 씨의 공연 포스터 ‘광대의 일기’

“태백에서 만나 바로 공연을 기획했어요.37년만의 기적이 하루에 일어났죠.”

지난 1월,유진규는 태백 인근에 방문했다가 친구 김성구에게 연락,태백 황지연못 근처에서 만남을 가졌다.함께 공연을 하자는 친구의 제안을 김씨도 반겼다.곧바로 서울 공간 소극장에 전화해 일정을 잡았다.1980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함께 무대에 올랐던 이후 37년만이다.둘은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에서 마임 태동의 합동 공연이 추진된 것이 우연이 아닐 것이라 추측했다.“197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장소에서 두 마임이스트가 20대 청춘으로 돌아갑니다.”

공연이 열리는 공간소극장(옛 공간사랑)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과거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이곳에서 유진규 씨는 1977년 10월 ‘환상,그 뒤’를,김성구 씨는 1978년 ‘광대의 일기’를 초청 공연으로 무대에 올렸다.당시 한국 아방가르드의 발신지였던 공간사랑은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 예술인으로 검증을 받은 셈이었다.두 사람이 각각 의미있는 장소로 동시에 이곳을 떠올린 것도 같은 이유였다.답사를 위해 찾아갔던 이곳에서 과거의 환상이 느껴졌다.두 사람은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 1977년 유진규 씨의 공연 포스터 ‘환상,그 뒤’
▲ 1977년 유진규 씨의 공연 포스터 ‘환상,그 뒤’
유진규는 이번 공연에 ‘불·바람·물’을 무대에 올린다.과거 관객을 흔들며 치밀하게 의도를 전달했던 공연 ‘빈손·한지·향’을 김성구의 공연 ‘태백이야기’를 보고 변형을 줬다.근원적인 속성에 초점을 옮기고 있는 그대로를 전한다.또 지난 2015년부터 태백에 거주하고 있는 김성구 마임이스트는 그곳의 일상을 담은 ‘심플맨’을 무대에 올린다.한국 마임의 흐름을 복기하고 반추를 전할 역사적 공연이 기대 속에 곧 개막된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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