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연구원 “북북동 방향 단층대 따라 발생한 것” 해석
강진 지속시간 짧은것도 특성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북북동 방향 단층대를 따라 생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지표면 상에서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었던 경주 지진 때의 무명 단층과는 성격이 달라 치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6일 “본진 단층면 상 포항 지진은 북북동 방향 역단층성주향이동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기존에 지표면 상에서 보고된 적 없다”고 밝혔다.주향이동 단층은 두 개의 지층이 좌우 방향으로 미끄러져 일어난 단층이다.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은 이 단층 중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는 과정에 단층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면 지진으로 나타난다.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도 포항 지진 발생 직후 연합뉴스 통화에서 “단층이 미끄러지면서 나는 주향이동 단층 활동 때문에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학계에선 비교적 최근에 1회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한다. 경주∼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이 잘 알려진 활성단층이다.현재 남한지역 활성단층 수는 450여개로 추정된다.이번 포항 지진이 일어난 진앙 서쪽에는 양산단층이 있지만 직접 연결돼 있지는않다.이 때문에 포항 지진은 다른 알려지지 않은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지질연 측은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며 “이 지진 유발단층은 지표면 상 존재가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포항 지진은 또 강진 지속시간(1∼2초)이 짧은 특성을 보였다.고주파수 진동이 매우 발달했던 경주 지진보다 상대적으로 중저주파수 진동이 발달했다는 설명이다.포항 지진은 아울러 경주 지진보다 진원 깊이가 얕아 상대적으로 지표면 부근 진동 세기가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지질연 관계자는 “진앙인 포항시 흥해읍 등은 퇴적층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지역”이라며 “지진파가 퇴적층에서 증폭할 수 있어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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