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환동해 본부 어업 환경 바꾸다

바다 어족자원 고갈이 심각하다.전 세계적으로 수산물 수요가 최근 50년 사이 무려 3~4배나 늘어나면서 무분별한 남획이 이어졌기 때문이다.지난해 국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44년만에 처음으로 100만t 이하로 떨어졌다.싹쓸이 조업으로 바다에서 물고기를 찾기 힘든 어자원 고갈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대안은 바다를 ‘목장’으로 바꾸는 것이다.강원도 환동해본부는 수년전부터 동해바다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패러다임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그 결과 동해에서 자취를 감춘 ‘국민 생선’ 명태에 대한 양식기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해 시험적이나마 방류사업이 진행되고 있고,고성에서는 국내 최초로 먼바다 연어 양식에 성공해 연간 100t씩 생산하는 결실을 거뒀다.‘명태’는 지금은 자취를 감췄지만,여전히 국민 생선이고,모천회귀하는 연어는 동해안 어업에 새로운 희망가를 쓰게할 신(新)소득 자원이다.명태와 연어 자원화 노력과 가능성을 진단한다.

무분별한 남획 어획량 감소 심화
‘잡는 어업’ 대신 양식사업 역점
명태 대량 생산·방류 기틀 마련
연어 수중가두리 연간 100t 생산

명태 치어 방류 행사.
명태 치어 방류 행사.

◇‘국민생선’ 명태,옛 명성 되찾을 수 있을까.

명태는 한 때 동해바다의 주인이나 마찬가지였던 생선이었으나 새끼인 ‘노가리’ 남획과 수온변화 등으로 동해에서 자취를 감췄다.1940년대 25만t,1970년대 6만t 이상이 어획됐지만,2000년대 들어서면서 1000t 이하로 떨어지더니 2008년 이후에는 한해 0~3t에 불과할 정도로 씨가 말랐다.이처럼 자원고갈이 심각해지자 강원도(환동해본부)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명태 자원회복 필요성을 중요과제로 인식,2014년 2월 동해수산연구소,강릉원주대 등과 함께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다.명태 종자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대량생산·방류를 통해 동해안 명태 자원을 되살려 ‘강원도=명태고장’의 옛 명성을 회복하고 어촌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동해바다에 방류된 명태.
동해바다에 방류된 명태.

첫 출발은 명태 수정란 확보였다.강원도는 국내산 어미 명태를 포획·신고할 경우 크기에 상관없이 50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했다.그 결과 2014년부터 2016년 5월까지 197마리의 살아있는 명태를 확보했지만 대부분 스트레스로 인해 폐사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죽은 명태 암컷과 수컷을 활용한 인공채란으로 수정란 12만개를 확보하는데 까지 진전을 보기도 했으나 이 또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자연산란을 통한 수정란 확보가 절실해졌다.숱한 난관을 헤친 끝에 2015년 자연산란을 통해 수정란 87만여개를 확보,그 일부를 동해수산연구소 등 협력기관에 분양해 연구를 이어갔다.끈질긴 연구는 기적 같은 성공을 낳았다.2015년 12월 전장 10~20㎝ 우량명태 3만마리를 생산하는데 성공했고 같은 달 고성 대진항에서 국내 최초로 명태 방류 기념행사를 가졌다.또 2016년 11월에는 5000여마리의 인공1세대 명태의 방란(정)으로 인공 2세대 수정란을 생산,부화에 성공했고 지난 5월에는 우량종자 15만마리를 동해상에 방류했다.강원도는 2014년부터 명태 초기 먹이 공급조건(영양강화,먹이종류 등),사육환경(수온,밀도 등) 등을 살피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중이며 불과 2~3년만에 세계적인 성과를 거둬 내달 고성군 저도어장에 명태 15만마리를 추가 방류할 계획에 있다.국민생선 명태가 동해바다의 주인공으로 되살아나 식탁으로 돌아오는 꿈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수중가두리에서 키워지고 있는 연어
수중가두리에서 키워지고 있는 연어

◇회귀 연어,이제는 가두리 양식으로 키운다.

세계 연어 시장은 연간 420만t 규모이고,시장 규모는 10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나 68조원에 달한다.국내 연어 소비량도 2012년 1만5000t에서 2013년 2만1000t,2014년 2만7000t,2015년 3만4000t,2016년 4만t 등 매년 늘어나고 있다.연어소비는 국내 뿐 아니라 중국(연 22만t 수입)에서도 늘어나고 있어 양식을 통한 수입대체 및 수품품목 육성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성군 봉포항 앞바다에서 2015년 국내 및 아시아 최초로 연어 연중양식에 성공했고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은연어 100t(10억원)을 생산해 출하했다.동해안은 해수의 수온이 낮고 수심이 깊어 외해가두리양식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으며 연어 대량양식 성공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양양 앞바다에서도 외해 수중가두리 양식시설이 갖춰지고 있고 내년 은연어 1만마리 입식을 예고하고 있으며 강릉 사천진 앞바다에서의 양식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연어 외해가두리에서 작업중인 잠수부.
연어 외해가두리에서 작업중인 잠수부.


연어는 슈퍼푸드로 인식돼 세계적인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연어는 활어회와 훈제연어,초밥,즉석식품,동료사료 첨가제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고 있고,관련 시장도 급속 팽창하고 있다.강원도 환동해본부는 연어 양식이 미래 동해안 경제를 살찌우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된다고 보고 양식산업 육성에 지원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최근 진행된 고성군의 연어양식 산업단지 조성 타당성 조사 용역에 따르면 고성 외해가두리양식을 통해 연어 생산량을 2만t으로 끌어올릴 경우 연간 2조56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나아가 동해안에서 10만t 이상을 생산하게되면 강원도 수산업 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내렸다.양식어업과 가공업,관련 분야 파급효과로 인해 소득 및 일자리 창출,떠난 젊은이들이 되돌아오는 고장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 변성균 환동해본부장은 “‘기르는 어업’은 이제 동해안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명태와 연어가 강원도를 대표하는 국민 어자원으로 몸값을 끌어올리고,신소득 창출에도 활력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정민 koo@kado.net

연어회
연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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