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즌 연속 세계랭킹 1위 차지
올림픽 ‘무관의 제왕’ 마지막 기회

“나를 존경한다고요? 미쳤네요.”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사진)는 2016∼2017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8차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올해 3월 한국을 찾았다.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3)이 자신을 존경한다는 얘기에 민망한 듯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사실 두쿠르스는 스켈레톤에 몸담은 전 세계 모든 선수가 우러러보는 존재다.그는 2009∼201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8시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8시즌 동안 월드컵은 총 65번 치러졌다.두쿠르스는 이 중에서 무려 47번이나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런 두쿠르스가 대회에서 오가며 윤성빈을 만나면 다소 쌀쌀맞게 대한다고 한다.윤성빈은 “난 두쿠르스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 선수는 나한테 인사도 안 해준다”고 섭섭함을 토로한다.두쿠르스가 윤성빈을 친절하게 대하지 못하는 이유가 19일(한국시간) 다시 한 번 확인됐다.윤성빈은 이날 미국 유타 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2017∼2018시즌 IBSF 월드컵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37초3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두쿠르스는 윤성빈보다 0.63초 뒤진 기록으로 은메달에 그쳤다.윤성빈이 월드컵에서 두쿠르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두쿠르스는 2010년 밴쿠버,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 선수한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무관의 제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가진 두쿠르스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30대 중반에 출전하는 평창올림픽은 두쿠르스가 ‘올림픽 금메달’의 한을 풀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두쿠르스가 윤성빈의 성장을 반길 리 없다.이변이 없으면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경기는 윤성빈과 두쿠르스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윤성빈이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실현할 경우 나이를 고려할 때 두쿠르스 시대는 저물고 윤성빈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호석·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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