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2월 평균 기온이 영하 4.5도,최저기온은 영하 14.8도(2008

년).초당 평균 풍속 3.6m.최대 풍속 12.9m.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대관령의 날씨 기록이다.개막식 당일인 내년 2월9일 오후 8시의 예상 기온은 영하 7.7도.0도 이하에서 초당 풍속이 1m 증가할 때마다 체감온도가 1∼2도씩 낮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의 추위는 공포 그 자체다.겨울내내 바람,추위,눈보라가 몰아치는 ‘황태덕장’에서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것이다.

올림픽 개폐회식장을 찾는 3만5000명의 방한에 비상이 걸렸다.올림픽조직위원회는 저체온증 등 한파에 따른 안전사고가 충분히 예견되는데도 대책마련에 소극적이다.어렵사리 꺼낸 대책마저 호응을 얻지 못한다.방풍막과 히터를 설치하는 임기응변식 대책으로는 한파를 견디기 어렵다.3만5000명의 관람객에게 일반 우의와 무릎 담요,핫팩 방석,손·발 핫팩 등 방한용품 세트를 제공하겠다지만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커피와 차,핫바,호빵으로 추위를 녹이기는 더더욱 어렵다.좀 더 정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구스 롱 다운 점퍼’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국내 한 의류업체가 평창올림픽을 기념해 만든 일명 ‘평창 롱패딩’이 품절 사태를 빚고 있는 것.총 3만 장이 제작된 평창 롱패딩은 처음 입고된 2만3000장이 모두 팔렸고, 남은 7000장은 24일까지 선착순 판매된다.일반 거위털 패딩 가격의 절반 수준인 14만9000원으로 책정돼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그러나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대관령의 추위와 패딩의 따뜻함이 빚어낸 ‘보온’ 이미지도 무시할 수 없다.

평창 롱패딩이 거침없이 팔리고 있지만 올림픽 티켓은 여전히 창고에 쌓여 있다.관공서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캠페인이 벌어지고,초중고 학생들이 단체 구입에 나섰지만 판매실적은 여전히 저조하다.도 교육청은 평창올림픽 붐업 차원에서 티켓 구입을 위한 특별교부금을 편성,학생과 교직원 1인당 10만원씩 배정했다.문제는 한파 대책.학생들이 자구책으로 롱패딩 구입에 나섰지만 저렴(?)한 평창 롱패딩은 이미 품절된 상황.유행을 좇아 30만원이 넘는 롱패딩을 구입해야 하는 학부모 처지가 안타깝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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