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평화다┃문화올림픽 무엇을 남길 것인가
비엔날레만의 특색·가치 주력
평창겨울음악제 예산 확보 관건
도, 1시군 1대표 문화행사 돌입
올림픽테마공연·DMZ예술제 기대

올림픽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화올림픽 열기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문화올림픽의 의미는 단순히 세계인에게 우리의 문화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특히 강원도의 입장에서는 대규모 행사가 잇따라 기획되고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문화올림픽을 강원 문화의 획기적 발전 계기로 삼고 향후 문화유산을 구축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할 상황이다.강릉올림픽아트센터와 같은 인프라적 문화유산도 있지만 무엇보다 강원도 문화올림픽에서 가장 큰 시간적·비용적 투자가 투입된 부분은 콘텐츠적 문화유산이다.도는 지난 2013년부터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강원국제비엔날레,평창겨울음악제와 같은 국제 규모 행사를 조성해왔으며 201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도 차원의 문화올림픽 프로그램 기획을 시작했다.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행사 준비를 위해 올 한해 투입되는 비용은 580여억원 규모다.이번 문화올림픽을 통해 향후 도내 문화계에 남을 수 있는 유산을 주요 콘텐츠를 중심으로 점검해본다.

▲ 평창비엔날레 전시장
▲ 평창비엔날레 전시장


● 강원국제비엔날레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이번 2018평창올림픽에서 평창대관령음악제와 함께 국제수준의 문화프로그램으로 선보일 양대축이라고 할 수 있다.올림픽 기간 선보이는 전시 중 가장 크고 오랜 준비를 거친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올림픽 관람객에게 수준 높은 예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큰 행사다.그러나 지난 4년간 선보인 총 3회의 비엔날레를 비춰보면 강원비엔날레만의 독특한 정체성이 정립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특해 내년 행사 준비에만 29억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등 도내 단일 문화행사로는 최대 예산이 소요되는 행사라는 점에서도 내년 행사에서 ‘강원비엔날레만의 색깔과 존재 가치’를 드러내지 못한다면 가장 먼저 존폐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강원 미술계는 강원국제비엔날레의 유산화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전태원 아트인강원 이사장은 “도립미술관 건립도 무산된 상황에서 비엔날레 유지는 모든 강원 미술인들의 염원일 수밖에 없다”며 “유산으로 남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강원국제비엔날레만의 특색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평창겨울음악제 공연 모습
▲ 평창겨울음악제 공연 모습

● 평창겨울음악제

지난 2004년 출범해 국제적 클래식 음악축제로 자리잡은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지난해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겨울 행사로 평창겨울음악제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클래식과 재즈’를 테마로 2회째 진행된 평창겨울음악제는 기존 평창대관령음악제가 구축한 기반을 바탕으로 탄탄한 행사를 선보여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일찍부터 음악제의 향후 유지 여부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그러나 평창겨울음악제의 경우 올림픽 특구 사업으로 3개년 국비 매칭 사업이라는 점에서 당장 내년 이후부터는 예산확보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기존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있기 때문에 국제 규모의 음악제를 1년에 두번 개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이 때문에 음악제 내부에서조차 지속성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상태다.그러나 현재 도에서는 올림픽아트센터와 연계하는 방안으로 음악제의 활로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올림픽 개최도시인 평창에서 여름 행사인 평창대관령음악제를,강릉에서 겨울 행사인 평창겨울음악제를 열어 상징성과 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강릉시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도 관계자는 “국제 규모의 문화행사는 조성하고 정착시키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폐지보다는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내년 국비도 다시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강원도 문화올림픽 프로그램

도는 지난 2015년부터 문화올림픽을 목표로 전담팀을 꾸리고 용역을 진행하는 등 문화올림픽 유산 창출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문화레거시를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프로그램은 1시군 1대표 문화행사.개최도시 외에도 도내 모든 시군의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그 지역의 대표 공연으로 육성,유산으로 남기는 것을 목표로 지난 3년간 27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그 결과 원주 ‘돗가비지게’,강릉 ‘단오향’,횡성 ‘회다지놀이’ 등 각 시군별로 대표 공연이 마련돼 지난 G-1년 올림픽 페스티벌 기간 선보였으며 올해는 그 중 6개 작품이 우수 작품으로 선정돼 추가 지원을 받았다.도는 올림픽 이후에도 시군별 대표 공연이 지속적인 발전 작업을 통해 각 시군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이밖에 올해 출범한 강원도 문화올림픽 통합추진단이 진행 중인 2018년 강원도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의 유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강원도만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ICT 기술과 결합한 올림픽 테마 공연,DMZ평화예술제 같은 경우에는 강원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기대가 커지고 있다.하지만 불꽃놀이나 K-POP 콘서트와 같은 경우는 ‘올림픽용 이벤트성 행사’로 끝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높다.김흥우 강원민예총 회장은 “올해만 강원도 문화올림픽에 5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지만 많은 강원 예술인들이 그에 소외돼 있는게 현실이다”며 “능력있는 도내 예술인에게 적절한 무대를 주고 육성하는 것 또한 문화유산을 남기는 일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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