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사람들 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 봉사는 곧 내 삶”
중학생 시절 봉사 기쁨 깨닫고
10여년 간 음악지도·전기수리
대구서 왕복10시간 강원도행
춘천·동해 학교서 아이들 지도
전자공학 전공 살려 단체 창단

“몸이 아프면 의술로 치료받으면 되지만 마음의 병은 음악으로 치유할 수 있어요.  그게 제가 봉사를 지속하는 이유입니다.”
“몸이 아프면 의술로 치료받으면 되지만 마음의 병은 음악으로 치유할 수 있어요.
그게 제가 봉사를 지속하는 이유입니다.”
동해출신 오병호(29)씨는 최근 2017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인적부문에 선정,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그는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군입대 기간을 제외하고 1년에 약 1000시간씩 음악봉사와 전기수리 봉사를 펼치고 있다.생업 때문에 대구에 머무는 요즘도 왕복 10시간을 들여 주말마다 춘천 봄내초와 동해 북평고 음악지도를 멈추지 않는다.이밖에도 동해시 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해 동해 묵호고,광희고 소속 관악부 동아리 활동과 음악·교육 멘토링 봉사활동도 맡고 있다.독거노인을 위한 기부행사,지역 축제 역시 빠지지 않는다.오병호씨는 “봉사활동을 통해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저 즐거운 마음에 지속해 온 봉사인데 큰 상을 받게 됐다”며 “예상하지 못해 그저 얼떨떨 할 뿐”이라고 말했다.

▲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인적부문에 선정,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오병호씨는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1년에 약 1000시간씩 음악 봉사와 전기수리 봉사를 하고 있다.
▲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인적부문에 선정,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오병호씨는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1년에 약 1000시간씩 음악 봉사와 전기수리 봉사를 하고 있다.
그가 봉사와 인연을 맺게된 때는 지난 2001년,중학생 시절이다.학교에서 실시하는 환경봉사에 참여하게 된 그는 봉사가 주는 기쁨을 알게 됐고 그 무렵 금관악기 트럼펫을 배우게 되면서 본격적인 음악교사의 꿈을 품게 됐다.배운 경력은 짧았지만 전국관악경연대회에 나가 수상을 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하지만 거기까지였다.레슨비와 학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음악교사의 길을 포기하고 만다.그래도 음악을 놓을 수 없었던 그는 지난 2006년부터 일선 학교와 복지단체 등을 대상으로 음악봉사 활동을 펼쳤다.봉사활동만 10여 년.잊지 못할 순간들도 많다.특히 2015년 동해 특수학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장애인 리코더 앙상블과의 협업은 가장 인상깊었던 경험이다.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리코더 운지법,호흡법 등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 무대에 올리기까지 꼬박 세 달이 걸렸다.잘 따라오다가도 어느 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다시 설명해야 될 때가 부지기수였다.다들 “할 수 있겠느냐”며 만류한 작업이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그는 “1회 공연이었지만 리코더 공연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주민들과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해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정말 봉사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의 일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의 봉사는 음악에 국한되지 않는다.오병호씨는 다양한 단체와 손잡고 봉사의 경계를 허무는 일에 열심이다.기후변화 청년 모임인 ‘빅웨이브’ 회원으로 미세먼지 절감과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 ‘이끼를 이용한 미세먼지 절감 프로젝트’를 연구,미세먼지 비율을 30% 절감한 공로로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올해 1월부터는 동해 천곡주민자치위원회 교육분과 위원으로 그동안 진행했던 교육봉사를 더욱 밀도있게 펼칠 수 있게 됐다.천곡동을 비롯한 동해시내 주민의 고충을 들어주고 이를 시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도 수행한다.

오병호씨는 이제 새로운 봉사를 꿈꾸고 있다.그는 최근 전자공학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그린웨이브’라는 봉사단체를 창단했다.이들은 환경정화 캠페인과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전기·전력 설명 봉사,전기안전 교육 등을 맡고 있다.또 도내 초교를 방문해 일일 코딩교육을 실시하고 친환경 에너지 캠페인 전개도 이들의 몫이다.오씨는 “전기·전력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다루기 힘들어 하는데 이를 전공하거나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주민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고 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음악봉사 못지 않게 요즘 주력하고 있는 봉사”라고 소개했다.

오병호씨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가 누구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지난 10년간 봉사를 지속해 왔다”며 “이제 봉사는 내 삶이고 나와 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봉사를 거창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이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부탁하자 그가 남긴 말.“한 번 해보세요.해보고 나서는 그동안의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아시게 될겁니다”. 오세현 tpgu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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