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문순   화천군수
▲ 최문순
화천군수
매년 연말은 화천에 희망과 기대가 넘치는 시간이다.지역에 희망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산천어축제가 눈 앞에 다가왔고 축제를 앞둔 11월에는 4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됐다.또한 축제가 CNN이 정한 세계 겨울철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된 것도 이맘 때다.모두들 추위에 움츠러드는 연말이지만 화천은 오히려 활력이 넘친다.

얼마 전 어린이들과의 만남도 화천의 희망과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3년 전 11월 화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화천지역 드림스타트와 푸르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처음 떡볶이를 먹으며 얼굴을 맞댔다.민선 6기 군정의 최우선 목표로 ‘교육행복도시 화천 건설’을 내건 상황에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생각도 직접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나도 아이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많이 떨렸지만,돌이켜보면 아이들이 더 많이 긴장했을 듯하다.맛있는 음식들을 앞에 두고도 제대로 먹지 못하며,장래 희망을 묻는 질문에 몇몇의 아이들만 쭈뼛하게 대답하던 기억이 난다.

지난 11월20일 같은 장소에서 아이들과 재회했다.떡볶이를 사이에 두고 얼굴을 맞댄 것도 그 때와 변함없었다.새롭게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고,3년 사이 훌쩍 큰 녀석들도 눈에 띄었다.아이들의 편지를 읽은 후 장래희망을 묻는 시간이 되자 뜻밖에 수십 명의 아이들이 힘찬 목소리로 ‘저요! 저요!’를 외치며 손을 들어 올렸다.아이들은 희망을 말하고 싶어 했다.그리고 그 희망을 이루는데 필요한 책 이름을 정확히 말하며 사달라고 졸랐다.3년 전과는 달리 마련했던 떡볶이는 채 식기도 전에 동이 났다.그 간의 정성을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알아준 것 같아 너무도 고마웠다.아이들이 원하는 책부터 당장 구해 선물해 줄 생각이다.

얼마 전에는 화천의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일이 있었다.지역 연고인 여자프로축구 화천KSPO가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그리고 1,2차전 합계 0대6으로 인천 현대제철에게 완패했다.이번 챔프전은 모기업의 투자규모,선수 면면의 차이로 인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되기도 했다.하지만 우리 팀에게 특별한 위로는 필요치 않을 듯하다.화천KSPO는 시즌 전 중하위권으로 평가됐지만,기어이 플레이오프에 이어 챔프전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만들었다.시상대에 선 선수들은 눈물보다는 환한 웃음으로 내년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세간의 예상을 사그리 뒤집어엎어 버리겠다는 결기와 목표를 향한 희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값진 성과다.

2017년 11월.올해도 어김없이 산천어는 희망을 가지고 왔다.화천KSPO의 캡틴 손윤희 선수는 준우승 후 인터뷰에서 “다시 결승에 올라오는 건 훨씬 쉬울 것 같다.이제 계속 해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했다.올해 ‘떡볶이 토크’에서 만난 예진(가명)이는 “패션 디자이너가 돼 엄마에게 웨딩드레스를 선물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민혁(가명)이는 “제빵사가 돼서 동생에게 빵을 구워주고 싶어요”라고 했다.그렇게 손을 든 수 십여 명의 아이들,그리고 화천KSPO는 이미 희망이라는 이름의 붓으로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화천 군민들의 희망을 먹고 자란 축제다.10여 년 전 황량한 얼음판을 뚫고 솟았던 작은 희망의 싹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겨울축제문화의 중심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화천 모든 군민들의 새 희망이 화천산천어축제처럼 화려한 꽃을 피우고,또 다른 희망을 잉태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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