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자호
▲ 백자호
백자 항아리 표면에 감도는 푸르스름한 빛,
순하고 맑은 영혼이 깃들어있는 듯

물푸레나무 태운 재로 만든 유약을
두텁게 입혀 구웠다지
껍질 벗긴 물푸레나무 가지를 물에 담그면
번져 나오는 푸른빛이
불의 붓질 따라 백토에 골고루 발라졌다

1700년대 방산 가문이 제작한 백자호,
목이 낮아 안이 들여다보일 듯,
그 안에 물푸레나무 한 그루 심어져
서늘한 영혼의 빛이
배채(背彩)되어 깊이 있게 비쳐 나온다.


주경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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