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하다 보면 흙이 파인 등산로에 이름모를 나무의 뿌리가 얽혀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겉으로는 나무의 모습이 그림같이 멋있지만 이를 만들어 준 유공자는 숨어 보이지 않는 뿌리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숲 속에는 나무 바위만 있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새 짐승 벌레 등이 함께 서식하면서 새는 나무에 피해를 주는 벌레를 잡아먹고 그 벌레는 새의 먹이가 되고 버섯과 공생하며 늙어 쓰러진 나무를 빨리 부식하게 하여 숲을 깨끗하게 정리해 준다는 것도 말없는 스승인 자연에게서 기역 니은부터 배운다.숲에는 매미가 목이 쉬도록 여름을 애타게 염원하고, 이름 모를 새들은 가사도 없는 노래를 무어라 부르는지 귀가 즐겁다. 오늘도 산을 오르며 행복했다.
나만의 유별난 삼창을 외쳤으니 잡다한 인간사를 살짝 잊고 자연과 벗한 이 하루가 후일 추억에 남을 인생이 아니겠는가.산이여 안녕,임이 있었기에 나는 지금 이렇게 행복하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