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재   경동대 교수·이학박사
▲ 최철재
경동대 교수·이학박사
지난 11월18일 속초시생활체육관에서 있었던 설악권 시·군 통합을 위한 일만 명 서명 및 전진대회의 홍보문구다.2000여명의 주민이 함께한 출범식이었다.그만큼 시·군 통합을 바라는 주민의 열망이 크다는 반증이다.결론부터 말하면 시·군 통합은 이미 다가온 인구절벽시대의 당면한 위기 앞에 설악권이 모두 사는 유일한 길이다.

지난 9월18일자 강원도민일보는 특집에 가까운 관련기사를 다뤘다.30년 내에 강원도 18개 시·군의 절반이 인구감소로 소멸할 것을 지적했는데 불행하게도 양양군이 맨 처음에 없어지고,고성군이 4번째로 사라질 것을 지적했다.또한 당일 강원도민일보 오피니언 기고문에 필자가 제안한 ‘출산장려를 위한 혁명적 정책’이 실려서 인구감소의 위기의식을 더하게 했다.필자가 설악권통합추진위원회와 함께한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지면을 통해 속초시를 ‘설악시’로 개명하자고 주장한 때부터다.

이제 인구감소로 인한 설악권의 공멸위기는 현실화 되었다.이것은 누가 지어낸 가상적 설정도, 픽션의 소설도 아닌 이미 다가온 분명하고도 엄연한 현실이다. 객관성 있게 예고된 현실적 위기지표 상황이 이러한데도 아직도 통합에 반대하는 근시안적 사고를 가진 일부인사의 지극히 편협한 사고를 개탄하며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분은 시·군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말하기 껄끄럽겠지만,첫째는 기득권세력이다.지역상권을 쥐고 있는 이른바 지역유지들이 흡수통합이라는 자극적인 용어를 써가면서 통합이 되면 외곽지역에는 혐오시설만 들어온다는 이른바 님비현상을 들먹이며 있지도 않은 소설 같은 폐해만을 나열하여 민심을 자극한다.

둘째는 자리를 염려하는 일부공무원들이다.자신들이 감원 당할 것을 걱정하여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통합이 되면 공무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자명하다.그렇다고 구조조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퇴직 등의 자연감원을 충원하지 않는 선에서 충분하다.군청이 없어져도 출장소로 운영하면 주민행정서비스의 질 저하 우려도 걱정할 것이 못된다.

셋째로 가장 큰 걸림돌은 기초단체장들이다.4개 시·군이 통합하면 3개 군수자리는 없어지기 때문이다.어린아이도 아는 사실 아닌가.따라서 이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통합은 기대할 수 없다.기존의 시장·군수 모임과 같은 제도권 차원의 교류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민감하기 때문에 서로 감정 상할까봐 논의조차 피하면 시·군 통합은 기약 없고 세월만 허송한다.번 입에 밴 듯이 합리적 절차와 동의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점잖게 하는 말은 현란한 미사여구에 불과하며 그런 통합은 있을 수 없는 것이기에 주민기만이다.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누군가는 통합의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싸늘한 냉방에 군불이라도 계속 지펴서 통합열기가 식지 않도록 온기를 더하고 짝사랑의 몸부림을 계속해야 콧대 높은 옆 동네 처자가 애달픈 사연을 알아주고 언젠가 마음을 열지 않겠는가.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하얀 집을 보여주면서 신혼가정에 임할 축복들을 미리 계수하고 행복을 설계해야 마침내 택일을 받아 기쁨의 혼사 날을 맞이하지 않겠는가? 다소의 비난의 소리를 듣더라도 누군가는 나서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지 않겠는가.지금 설악권이 급부상하고 있다.그러나 개발과 발전의 기대감 때문에 안일한 착시현상에 빠져 다가오는 위기를 외면하거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설악권 공멸이라는 부끄러운 역사의 죄인으로 남게 될 것이다.반대로 통합 설악시의 희망찬 미래 청사진을 후세에 자랑스레 펼쳐 보여줄 것인가를 지금 선택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있다.지역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설악권 백년대계의 초석을 놓는 시·군 통합에 주민모두가 서명으로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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