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대관령 하늘목장
선자령 양떼목장·동해바다 동시 조망
뛰어난 풍경·완만한 코스에 산행 인기

‘여행은 탁 떠나는 것’이라지만 매서운 추위와 바람이 필연적으로 동행하는 겨울엔 훌쩍 떠나기 쉽지않다.하지만 겨울바다를 일부러 찾아 그곳의 두 뺨을 아려오는 시원함을 좋아하는 여행마니아라면,또 내년 2월에 열리는 올림픽의 개최지 중 한 곳인 평창을 미리 둘러보고 싶다면 어느날 무심코 계획한 여행 계획에 슬쩍 껴넣어 옹골지게 다녀오기 좋은 곳이 있다.대관령 하늘목장이 바로 그곳이다.

강원도를 영동과 영서로 가로지르고 구름도 쉬어간다는 대관령,그 능선에 있는 선자령에서는 대관령 일대의 목장과 동해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하나의 봉우리로 걷기에 완만하고 겨울 산행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는 선자령은 고개너머 동쪽이 강릉,서쪽이 평창이다.그 바로 옆 여의도 크기의 3배,900만㎡ 규모로 조성된 ‘대관령 하늘목장’은 겨울에 찾으면 새하얀 눈으로 덮인 언덕이 ‘한국의 알프스’라고도 불리며 산책하기에도,요즘 흔히들 말하는 SNS용 인생샷을 남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지난 2014년 9월부터 40년만에 개방돼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로부터 사랑받는 하늘목장은 훼손되지 않은 고산지 생태환경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는게 특징이다.또 울타리 설치도 최소화해 직접 땅과 풀을 밟으며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다.단,체력이 허락한다면 말이다.

▲ 온순한 말에게 취재진이 다가가자 겁 없이 반기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듯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명준
▲ 온순한 말에게 취재진이 다가가자 겁 없이 반기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듯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명준
설산을 즐기기에는 약간의 이른감이 있지만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4일 취재진이 직접 찾은 하늘목장 정상은 바람이 매우 강했다.“오늘은 바람이 매우 세기 때문에 정상에선 10분도 서 있기 힘들 것”이라며 “오히려 한 겨울에 방문해야 바람이 불지 않아 즐기기에 좋다”는 가이드의 말처럼 세겹을 껴입은 취재기자도 목장 정상의 바람이 매서워 두고 온 붙이는 핫팩이 아른거렸다.

하지만 추위를 잊고 굳이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을만큼 새파란 하늘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 했고 트랙터 마차로 올라간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은 하늘과 초원이 맞닿아 있었다.

두르고 간 목도리를 한 번 더 단단히 조여매고 있는데 트랙터 3대가 올라오고 여러 무리의 여고생들이 내렸다.도내 모여고 3학년 학생들이 졸업여행으로 찾았다고 했다.내리자마자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강풍에 다들 “꺅꺅” 소리를 지르며 한 발자국 떼고 멈추는가 싶더니 용케도 순식간에 최상의 자세로 사진을 담아냈다.

다시 차에 올라 타려는 그들 중 한 명을 붙잡고 방문느낌을 물었더니 “너무 추워서 정상구경은 못했지만 올라오는길이 시원하고 좋았다”며 환호했다.여정은 완주가 목적이 아니라 그 과정에 목적이 있구나 싶었다.

목장의 정상으로 가는 길목 중간중간에는 말을 풀어둔 방목지와 양떼들을 풀어논 양사(羊舍)가 있다. 특히 양사에서는 목장에서 제공하는 건초 등의 먹이를 직접 양에게 줄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있어 겨울여행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더해준다. 송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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