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러시아 평창올림픽 출전 금지 결정
러시아 출신 개인자격 출전 가능
안현수 마지막 올림픽행 불투명
메드베데바 집행위서 불참 선언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도록 결정하면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들도 갈림길에 서게 됐다.

IOC는 6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선수단의 2018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다만 선수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라는 개인 자격으로 개인전과 단체전에는 출전할 수 있게 했다.하지만 이들은 러시아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고,금메달을 따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울리게 된다.이에 러시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서 연설을 통해 “자국을 대표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올림픽 운동의 본질에 반하며 올림픽의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는 선수들에 의해 절대 용납될 수 없고 철저하게 모욕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주코프 위원장은 도핑과 상관없는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오는 12일 회의를 통해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을 전해 한 발짝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는 구(舊)소련 시절부터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강세를 보여온 나라다.설상 종목은 물론 빙상 종목에서도 많은 금메달을 따고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하지만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이 의혹을 넘어 현실로 드러나면서 결국 러시아는 평창올림픽에 자국 깃발을 든 선수단을 보낼 수 없게 됐다.이 때문에 평창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빛 후보’로 꼽히는 선수들의 행보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개인 자격으로 선수를 보내겠다는 결정을 내리지 않고 전면 보이콧을 선택하면 지난 4년간 흘려왔던 땀이 수포가 된다.

▲ 안현수
▲ 안현수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레전드’ 빅토르 안(32·한국명 안현수)이다.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3관왕에 오르면서 쇼트트랙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하지만 훈련 도중 무릎뼈가 부러지는 부상 때문에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그는 2011년 러시아 귀화를 선택,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또다시 3관왕에 오르면서 러시아의 영웅이 됐다.

안현수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며 ‘화려한 올림픽 마무리‘를 준비했지만 이번 IOC의 결정으로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 예브게니 메드베데바
▲ 예브게니 메드베데바
피겨 여자싱글의 ‘절대 1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러시아)의 개인 자격 출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메드베데바는 러시아 국기 없이 나서는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여자싱글 역대 최고점(241.31점) 보유자인 메드베데바는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와 유럽선수권대회는 물론 2015-2016 시즌과 2016-2017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까지석권한 스타플레이어다.이번 시즌에도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를 모두 금빛으로 장식한 메드베데바는 발등뼈 골절로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포기했지만 ‘자타공인’ 유력한 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금메달 후보다. 메드베데바를 비롯한 러시아 여자 싱글 선수들이 평창에 오지 못한다면 평창올림픽 여자 피겨는 흥행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메드베데바는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러시아 깃발 없이 참가한다는 사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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