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흥우   시조시인·수필가
▲ 이흥우
시조시인·수필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자유를 찾아 넘어오던 한 병사가 북측이 쏘는 총에 맞아 목숨이 위험한 지경에 이른 것을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중증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아 빠르게 쾌유되고 있다고 한다. 치료를 담당한 의료진의 노고와 고충을 알려주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세계유일의 남북이 갈려 대치하며 전쟁의 위험을 늘 안고 사는 나라에서 대비하고 있는 태세가 너무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초특급응급환자로서 치료비가 많이 든단다, 그 치료비를 부담할 주체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는 보도다. 더군다나 중증외상센터를 위해 편성되었던 예산이 줄어들었단다.민간 병원이 중증외상 치료를 하고나서 국가에 치료비를 청구하면 절반은 삭감되어 결국 병원이 치료비 부담을 떠안게 된단다.결국 이국종 교수는 많은 희생을 해가면서 자신이 속한 병원에 손실만 내게 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1960년대 군대복무를 의료 활동을 보조하는 위생병으로 마쳤다.당시 우리국군병원은 6.25 한국전쟁이 휴전되고 10여년밖에 되지 않아서 전시병원체계가 유지되고 있었다.이 체계는 어느 단계에서나 중증외상환자 중심의 의료체계였다.그로부터 반백년이 지났다.그러면 지금은 우리가 전쟁의 문제는 모두 잊고 살아도 될 만큼 평화의 시대라서 중증외상의 문제를 민간병원에 맡기고 희망하는 병원이 없다고 국가가 손 놓고 있어도 되는 시대란 말인가.

모든 국군병원이 중증외상환자를 신속히 후송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모든 군의관은 자기전공과목의 중증외상환자 치료전문가이어야 한다.따라서 모든 군의관에게 중증외상치료 교육을 전문가수준으로 강화해야한다.기존 의사들이 군의관을 기피한다면 의과대학 수준의 군의관양성과정의무사관학교를 신설해서라도 요원을 양성하여 군의관 중심요원으로 일정기간이상 근무하면 연금과 국가유공자로 우대하고 제대하면 전문의사로서 또는 보건소 등 공의로 주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내우외환이나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민간인 중증외상환자도 국군병원을 권역별로 지정해서 응급처치를 하고 일반병원으로 보내주는 역할까지 담당해 준다면 온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의료의 한 축을 이룩할 것이다.한 국가의 평화는 바란다고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고 철저히 대비할 때 얻어지는 것이다.중증외상환자 치료에 대한 근본대책이 이번에는 반드시 실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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