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의초-홍익운동연합간 갈등
연합 “고물상 의뢰 처분 잘못”
학교측 “적법한 절차 거쳐 진행
동상 노후 안전문제 지속 제기”

춘천 봉의초가 학교안에 세워졌던 오래된 단군상 철거 문제를 놓고 홍역을 앓고 있다.13일 해당 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9월 학교운영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학교 내에 위치한 단군상을 철거하기로 했다.지난 1999년에 기증받아 동상이 낡은 데다 그동안 안전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환경개선 작업 과정에서 철거 쪽으로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학교 측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직후 단군상을 기증한 단체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결국 학교 체육관에 보관하다가 대신 위탁처리 해주겠다는 철거업체에 맡긴 상태다.단군상은 본체와 동상을 받치고 있는 단을 포함해 2m 규모다.

하지만 단군상 철거 소식이 알려지자 관련단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학교 등 공공기관에 단군상 세우기에 앞장서고 있는 홍익문화운동연합(연합)은 “‘홍익인간’이라는 민족정신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지난 11월10일부터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온 연합은 14일 오후 강원도교육청과 해당 학교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당국을 규탄할 계획이다.당초 연합은 단군상을 제 위치에 복구시키고 정식적인 철거 절차를 협의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아 단군상을 이전할 다른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연합 관계자는 “홍익인간 교육개념을 바로 알리는 데 기여해 온 단군상을 고물상에 의뢰해 처분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학교장의 처사는 백 번 양보해도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해 온 사안”이라며 “도교육청 등에서 5000만원 미만 학교 공작물은 학교장 권한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말했다. 오세현 tpgus@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