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반응 교환하며 일사천리…양측 최고지도자 의중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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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용의 의사를 담은 신년사를 발표한 이후 남북 모두 관계복원을 향해 잰걸음을 걷는 모양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2일 오후 2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발표를 통해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의 고위급 당국회담'을 제안한 지 23시간여만에 첫 반응을 내놓았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리선권 위원장은 3일 오후 1시 20분께 조선중앙TV에 나와 '김 위원장 지시'라며 판문점 연락 채널 개통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28시간여 만에 나왔던 우리 측의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제의에 북한도 매우 발 빠르게 대응한 셈이다. 북한은 이날 오후 3시 30분에 판문점 연락 채널로 전화를 걸어오면서 실제 통화도 이뤄졌다.

앞서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오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며 평창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히자 당일 오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날인 2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실현할 수 있도록 후속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어 같은 날 오후 조명균 장관의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제의가 나왔다.

남북이 신속하게 반응과 제안을 주고받으면서 새해 들어 사흘 만에 '김 위원장 신년사-남측의 고위급 회담 제의-판문점 연락채널 복원'까지 상황이 일사천리로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남북이 관계복원 움직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은 양쪽에 모두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실려 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지시에 대해 보고를 받고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도 김 위원장 발언을 전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무회의 발언과 조평통 위원장 발표라는 형식을 통해 남북 최고지도자가 사실상 간접적으로 뜻을 교환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일단 남북 최고지도자가 모두 관계복원에 의지를 보이는 만큼 앞으로 논의가 진척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도 의사소통을 통해 조율해 나갈 수 있다는 기대도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실제로 회담이 시작돼 남북이 마주 앉아 구체적인 쟁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 난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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