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과 칭찬은 듣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이낙연 총리의 신년 덕담도 그랬다.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주최한 5부요인 신년인사회에서 “올봄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이룩할 것이다.또 30년 만에 올림픽을 개최하게 됐고,남북대화가 3년 만에 재개된다”며 “이 뜻을 받들어 ‘삼삼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했다.기분이 ‘삼삼’해지는 말이다.세 가지 모두 가시권에 있어 더욱 그렇다.기대치가 높다는 얘기.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설렘은 걱정으로 바뀐다.우선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IMF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우리사회 중산층은 절반이 넘게 폭삭 주저앉았다.부의 독점이 노골화 되고,빈부격차가 심화된 탓.국민 대다수가 3만 달러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3년 만에 급물살을 타는 남북교류도 간단치 않다.북한의 노림수대로 벌써부터 보수와 진보진영 양쪽이 치열하게 대립하며 갈등한다.국론통합은 커녕 혼란과 갈등이 증폭될 조짐.물론 이런 상황은 충분히 예견됐다.어떻게 할 것인가.

30년 만에 치러지는 올림픽은?시설과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고 90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대회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외화내빈’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올림픽 이후는 더욱 걱정.허허벌판에 남겨질 각종 시설물관리가 강원도 책임으로 귀속될 경우 진퇴양난.‘축제의 저주’가 고스란히 강원도민들에게 남겨진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눈덩이처럼 늘어날 부채와 그에 따른 성장력 퇴보가 불 보듯 뻔하다.

不怨天 不尤人(불원천 불우인).“하늘을 원망하지 않고,남을 탓하지 않는다”는 공자의 말이다.문 대통령과 이 총리를 비롯한 새정부는 이 말을 곱씹고 새겨야 한다.올림픽과 남북관계,국민경제가 어그러지면 모두 이 정부의 실정으로 남는다.야당 탓도,북한 탓도 아니다.세계경제의 흐름에 빗대어 핑계 댈 일은 더욱 아니다.오로지 이 정부 지도자들의 책임이다.‘내 잘못,내 탓,내 책임’이라는 자세로 세 가지 과제와 마주해야 한다.그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이자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어디 세가지 뿐이랴.모든 것이 그러한 것을.不怨天 不尤人!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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