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판문점 연락채널 재개 발표
미국 압박 유지에 정부 ‘고민’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북한이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발표하자 “연락망 복원의 의미가 크다”며 “상시 대화가 가능한 구조로 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입장이 발표된 지 10여분 만에 환영 메시지가 나온 것은 그만큼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기대가 강함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이런 반응은 청와대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조성되고 있는 ‘해빙 무드’를 타고 북한을 상대로 한 대화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거제 옥포조선소 쇄빙 LNG 운반선 건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얼음을 뚫고 길을 내는 쇄빙선처럼 위기를 뚫고 평화로 가는 길을 열겠다”며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한반도의 평화를 알리는 나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남북관계가 개선의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행위를 감행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 중단 시 대화가 가능하다고 했던 문 대통령의 구상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는 고민도 깊다.
북한이 대화 움직임의 이면에서 언제든지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미국이 남북 간 대화 재개 움직임에 아직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로켓맨(김정은 지칭)이 지금 처음으로 한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은 좋은 소식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세러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할 때까지는 최대의 압박과 제재로 북한을 옥죄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미국이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혼자 대화 분위기만을 강조하고 나서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환영과 동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대화의 주제도 평창올림픽에 한정하려는 모습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측면이 많다는 해석이다. 남궁창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