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 김기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가 벌써부터 걱정이다.올림픽 시설 재활용과 운영비 등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강원도에서 겨울올림픽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1999년 동계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겨울올림픽 유치 이야기가 나왔고 2002년 1월 31일에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면서부터 강원도와 올림픽의 관계는 시작되었다.삼수만에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거의 20년 가까이를 끌고 온 올림픽 준비사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올림픽은 강원도민의 염원이자 숙원이었고 강원도 발전의 프레임이었다.그 덕분에 열차도 놓이고 도로도 새로 닦고 많은 건물들도 들어서게 되었다.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에 강원도민의 삶이 그전보다 더 나아진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래가 활짝 열린다는 약속도 없다.오히려 올림픽 이후에 건립된 시설 재활용 문제와 운영비 등의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다만 큰 잔치를 앞에 놓고 서로 잠시 덮어두었을 뿐이다.잔치는 한 순간이요,허탈감과 상실감이 크게 밀려올 것이 뻔하다.올림픽을 통해 구축한 이미지와 브랜드,그리고 올림픽 유산으로 다시 찾아오는 강원도,도약하는 강원도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사실 잔치는 준비하는 과정이 즐겁고 재미있으며 소중한 경험이다.그런 점에서 강원도는 이후 준비를 어떻게 해 왔는지가 궁금하다.

2018년 1월1일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서 북한의 참여가 확실시되면서 대한민국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우리는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르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라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고 밝혔다.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개선과 꼬여 있는 동북아 정세를 돌파할 하나의 돌파구가 스포츠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올림픽을 치룬 대한민국은 이미 성공한 것이다.그렇다면 강원도는 무엇을 남기고 어떤 점을 이어나갈 것인가? 나라가 잘 된다면 그 자체가 강원도에도 도움이 될 것이요 성과일 것이다.하지만 체감하는 내용과 온도는 사뭇 다르다.그런 점에서 강원도는 올림픽 이후를 이제부터 잘 준비해야 한다.그 장은 오는 6월에 실시되는 지방선거가 될 것이다.도지사가 될 후보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대책과 의견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강원도는 이제 올림픽에서 평화공존과 통일로 나아갔으면 한다.분단된 대한민국은 섬이다.남북 접경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위기에서 기회로 전환하는 준비를 했으면 한다.금강산 관광도 재개하고 남북평화특별자치구역,백두대간 산림 복원 및 농림수산업 협력 등 보다 진일보된 계획들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당장의 통일보단 상호 간의 체제 인정과 평화 공존을 통한 가능한 남북교류 사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역사를 공유하는 같은 민족으로서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교류부터 방안을 찾아보았으면 한다.그 교류가 이후 올림픽으로 개설한 인천~서울~강릉간 철도를 타고 북으로 향하는 꿈은 어떤가.그 열차가 다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대륙을 향한 꿈이다.평창겨울올림픽의 비전인 ‘하나 된 열정,새로운 지평’이 구체화되는 것이다.꿈이 아닌 현실이 되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자주 만나야 한다.그런 점에서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다른 백년을 준비하고 새로운 백년을 꿈꿀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에도 남북 간의 교류는 새로이 시작되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스포츠 교류를 통한 평화인 올림픽의 정신이 평창에서 비로소 꽃망울 터지는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바람을 갖는다.



■ 약력 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성균관대 예술학협동과정 대학원 겸임교수,한국문화정책연구소 상임이사,원주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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