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에 백설이 고봉高捧으로 내리면
아픔으로 겨우내 숙성된 눈물
숱한 전설을 살찌우고
만물을 길러낸다

범일국사가 우물 속에
솟아 나와 빙긋이 웃고
초희는 대관령에 넋을 기르며
경포호수에 배 띄우고
사임당은 그윽한 미소로
율곡의 오묘한 혜안 만고에 빛난다

단옷날 창포감은 머릿결
솔 향에 어우러진 젊은이들
별처럼 반짝이면
해풍에 짭조름하게 익은 해당화
노을 진 서천을 불태우고
동해의 아침 햇살 퍼 올린다

눈물의 씨앗으로 맺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스러운 열매
무월랑과 연화의 사랑이 무르익어
온 세상에 두루 두루 퍼져
만인의 가슴에 고동을 울리리라


* 눈물 : 대관령 아흔 아홉 굽이 흘러 내리는 눈 녹은 물

심재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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