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새해를 맞은 지 어느 새 일주일이 지났다.해가 바뀌면 누구나 마음가짐을 새로이 한다.지난해 미진했던 일을 돌아보고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결의를 다지는 것이 보통이다.그러나 새해아침의 굳은 다짐을 이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면 슬그머니 물러서고 그래서 새해 첫날 스스로에게 한 약속은 없던 일이 되기가 예사인 것이다.

특별히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속성이자 현상이다.그래서 새해 아침의 결심은 스스로와의 약속이며 그것을 관철해가는 것은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일이라고 본다.이 무렵 건강 위해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겠으며 운동을 하고 공부를 하겠다는 것은 가장 흔한 다짐이다.가히 국민 약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올해도 예외 없이 저마다 작심이 있을 것이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쯤이면 벌서 숱한 유혹이 밀려들고 균열이 오기 시작한다.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도 싶다.단 사흘도 넘기기 어렵다는 것이 이런 약속이다.그러나 다짐의 끈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어쩌면 때 이르게 자신의 의지와 밀당을 하고 있을 이 시간도 각자 생애에 가장 빛나는 한 순간이다.촌각을 지체할 수도 없고 그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절대의 시간이다.

사람은 물론 모든 생명체는 순간을 살아간다.과거는 이미 지났고 미래는 오지 않았다.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오로지 명멸하는 시간을 딛고 서 있는 ‘지금 여기’라는 무대뿐 이다.무소유의 삶을 설파한 법정 스님은 그의 법문 집 ‘일기일회(一期一會)’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신비한 일이라며 순간순간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일상의 바깥에서 자신과 세상을 바라봐도 좋겠다.

결코 돌이킬 수 없는 다섯 가지가 있다 한다.입 밖에 나온 말,쏘아버린 화살,흘러가는 세월,놓쳐버린 기회,돌아가신 부모가 그렇다.우리의 삶이 어떤 기반 위에 서 있는가를 성찰하면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2018년 한 해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큰 과제가 많다. 당장 오늘 판문점에서는 2년 만에 남북고위급 회담이 열린다.국가의 진운이 걸린 이 절호의 기회를 잘 살려내야 하겠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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