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까지 포기한 올림픽… 꿈에 그리던 무대 다가왔다


대한민국 여자아이스하키는 동계스포츠 종목중 가장 ‘불모지’에 속한다.초·중·고·대학부터 일반 실업팀,프로리그까지 정식팀이 한곳도 없는 종목이 여자아이스하키다.국내에서 비인기종목이나 다름없는 여자아이스하키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그 중심에는 ‘한국여자아이스하키 에이스’ 박종아(강릉출신)가 있다.15살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고 이제는 22살의 나이로 평창올림픽 대표팀의 중심을 책임지는 간판 골잡이,박종아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12월,미국 전지훈련을 앞두고 만난 박종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마치고 서울에서 보내는 짧은 휴식기간.미국 미네소타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12일 귀국한뒤 19일부터 진천에 재소집되면 본격적으로 올림픽 막바지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현재 박종아의 가장 큰 고민은 오른쪽 어께 부상의 빠른 회복 여부다.박종아는 한동안 부상 선수임을 드러내는 노란색 저지를 입고서 훈련하며 재활에 집중해왔다.박종아는 “최근에 어깨부상을 당한후 시합에 복귀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어깨재활 및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재활에 매달리는 것도 긴장감을 조금 풀어보려는 것이기도 하다.올림픽이 다가올수록 대표팀 선수들 모두 화기애애하기보다는 긴장감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박종아의 부상은 대표팀의 성적을 좌우할 정도로 심각한 전력 약화요인이다.박종아가 어깨 부상에 시달리는 사이 대표팀은 프랑스,미국,헝가리 원정 평가전에서 패배를 거듭,스웨덴과 2연전까지 포함하면 한 수 위의 상대들을 상대로 도합 15경기에서 1승 14패에 그쳤다.박종아는 세계랭킹 13위의 프랑스를 상대로 2골을 기록했고 7위 스위스를 상대로는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대표팀의 핵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박종아는 “많은 경기를 하다보면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뭐가 부족했는지 그럼 어떻게 해야 좋아질지’ 이런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경기로부터 많은것을 배우고 있다”며 “득점을 성공 시키거나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면 자신감이 많이 생긴다”고 웃어 보였다.

Untitled-6.jpg
박종아가 세계적인 레벨의 선수로 성장한 것에는 큰 시련을 이겨낸 ‘고집과 뚝심’이 있어서다.박종아는 8살당시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보자'

는 부모의 권유에 아이스하키채를 잡았다.고향인 강릉유소년클럽에서 운동을 시작했고 당시 감독의 추천을 받아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게 됐다.15살의 어린나이에 국가대표를 달 정도로 재능을 보였지만 현실은 녹록치않았다.국내에 여자아이스하키팀이 전무해 나홀로 서울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국가대표팀,클럽팀,남자학교팀을 오가며 어렵게 선수생활을 이어갔다.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캐나다 국제하키 아카데미(CIHA)로 유학을 떠났고 캐나다 주니어리그에서 두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15년 2월 캐나다 대학 스포츠 1부리그(CIS) 서스캐처원대학교에 스카우트되는 기쁨을 안았다.하지만 박종아는 그 대학에 입학하는 대신 대표팀에 합류,온전히 평창동계올림픽에 전념하고 있다.이런 박종아에 대해 주변에서는 아이스하키에 미쳤다고 말했지만 그 열정이 지금의 박종아를 만들었다.

▲ 지난해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의 박종아가 3피리어드에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지난해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의 박종아가 3피리어드에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이제 박종아는 고향에서 열릴 고대하던 ‘꿈의 무대’를 앞두고 있다.“1승만 거둬도 기적”이라 평가받는 한국아이스하키이지만 박종아의 머리속에는 ‘평창 메달’이라는 꿈이 자라나고 있다.박종아는 “새해가 되니 평창이 다가왔음이 확 느껴진다”며 “가족간에 매일 안부를 묻는 편인데 제 고향에서 열리는거라 많은 가족들 앞에서 경기를 뛸 생각을하니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꼭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호석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