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태 평창주재 취재국장
▲ 신현태 평창주재 취재국장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지 어언 20년의 시간이 흘렀다.지난 1999년 평창에서 열린 99동계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고 곧이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며 유치활동이 펼쳐졌으니 올해로 20년이다.처음 2010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던 지난 2003년은 그렇다 치고 모두가 유치될 것으로 확신했던 2014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던 지난 2007년 7월 5일 아침.세계 유수 언론의 이목이 집중됐고 군민들로 가득 찬 평창군청 광장은 과테말라 현지로 부터 생중계된 개최지 발표에서 2차 투표 끝에 러시아 소치에 역전패 하며 절망과 탄식의 한숨소리로 넘쳐났다.그 현장에서 소리내 울음을 터뜨려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더욱 저리게 했던 평창초교 6년생 코흘리개들이 벌써 대학교 4학년이 됐고 이제 올림픽이 끝나면 어엿한 사회인이 되니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날 그 절망과 통곡의 한을 모아 세번째 도전 끝에 평창은 지난 2011년 7월6일 남아공 더반에서 2018동계올림픽의 개최지로 선정됐고 지난 7년 동안 올림픽 준비로 분주한 시간을 보냈으며 20년에 걸쳐 추구해 온 땀과 노력의 결정체인 동계올림픽이 이제 20여일 후면 막을 올리게 된다.그동안 부족한 인력과 예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한 지역 단장사업들이 이제 속속 마무리 돼 지역은 올림픽 개최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지역주민들도 세계인을 맞이할 시민의식을 높이는 활동에 동참하고 올림픽 준비로 혼잡한 환경을 묵묵히 참아내며 성공올림픽을 치러낼 개최지 주인들로서의 성숙한 면모를 보여줬다.준비는 마무리돼 가고 이제 역대 최고의 성공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만이 남았다.아직 비인기 종목의 입장권 판매 등 미흡한 요소들이 일부 남아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열성으로 보아 대회가 열리면 경기장 마다 가득찬 관객들의 응원열기가 넘쳐날 것이란 확신도 갖는다.

그러나 대회가 임박하며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대회 이후에 대한 걱정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어찌됐던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이지만 올림픽 준비에 몰입하며 대회이후 지역에 남을 유산과 지속가능한 올림픽 효과를 이어가는 노력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우려들이다.아직 결정되지 않은 시설 사후관리문제도 그렇지만 대회이후 지역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비전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대한 걱정이다.올림픽이 끝나면 동계올림픽조직위를 비롯해 대회준비와 개최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떠날 것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지역을 살찌우는 일은 남아있는 주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올림픽을 준비하며 경강선KTX를 비롯한 접근도로망 등 SOC는 대폭 확충됐지만 올림픽 이후 지역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수용하고 이를 지역경제활성화로 연결하는 준비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도 이들을 위한 쉴거리와 먹거리,즐길거리,팔거리를 만들지 않으면 지역에 남는 것은 없고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혼잡만 야기하며 지역민의 생활을 피폐하게 만든다면 오지 않는 것만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진정 성공한 올림픽이 되려면 역대 최고의 대회와 함께 대회 이후에도 세계적 관광휴양지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늦은 감이 있더라도 올림픽 준비가 마무리돼 가고 있는 지금부터 올림픽 효과를 이어갈 미래먹거리를 만드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향토문화를 육성하고 아름다운 마을과 전통 먹거리,특색있는 지역 상품을 만들고,친절하고 따뜻한 정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일들을 해나가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때다.

연일 온갖 매체에 이름을 올리며 올림픽으로 한껏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평창을 ‘파는 일’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늦었다고 느낄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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