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원 코리아하나재단 이사장

▲ 강도원 코리아하나재단 이사장
▲ 강도원 코리아하나재단 이사장
아직 속단은 이르다.하지만 지난해 12월 미 CIA가 북한의 핵 능력 완성 시한으로 분석한 3개월이 정확하게 평창올림픽 기간과 겹친다는 점,그리고 미국이 이 기간을 D데이로 잡고 외교적 노력의 성과가 없으면 군사행동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던 점으로 볼 때,이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남과 북이 대화의 테이블에 마주 앉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기적 같은 상황변화로 보지 않을 수 없다.

평창올림픽이 아니었으면 가능했을까.평창올림픽이 한반도 절멸의 위기를 구해낸 평화의 사도로 올림픽 정신의 숭고한 임무를 가장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세계 유일의 분단도인 강원도가 3수 끝에 올림픽을 유치한 보람이 빛나는 순간을 아직 올림픽 개막 팡파르를 울리기도 전에 맞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솔직히 평창올림픽은 그 동안 남모르는 설움을 많이 당했다.가난한 주제에 빚내가면서 까지,거기다 사후활용 능력도 없이 덜컥 올림픽을 유치해서 어떻게 하겠냐는 식의 무수한 핀잔과 삿대질에서부터,툭하면 책임론을 들먹이는가 하면,따가운 여론의 비판과 외면으로 무슨 죄진 놈 마냥 움츠리고 숨죽여 가며 준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그 동안 당국의 지원도 한없이 느리고 인색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랬다.평창올림픽은 외롭게 여기까지 왔다.하지만 하늘은 두 동강난 강원도를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이 순간,전쟁의 화염에 휩싸일지도 모를 이 절대 절명의 마지막 순간에 하늘은 강원도에 평화의 사도를 내려 보낸 것이다.최문순 도지사와 문재인 대통령이 사명을 잘 받들고 도민들의 간절한 기도가 통했으리라 믿고 싶다.그러나 강원도로선 평창올림픽이 전쟁위기의 한반도를 구했다는 대의로만 만족할 순 없다.남북화해와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고,북핵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모멘텀으로서 뿐만 아니라 어렵게 올림픽을 유치해서 성공적으로 치른 개최지인 만큼,정부와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성원의 반대급부가 주어져야 마땅하다고 본다.

강원도는 평창올림픽을 유치하고 준비하고 개최하는데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알펜시아를 조성하고 대회기반을 마련하는 데만 조 단위 이상이 들어갔고 이로 인한 이자만 하루에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다 대회 후 사후관리 대책도 많은 돈이 들어간다.올림픽이 한반도의 위기를 모면하는데 기여한 만큼,올림픽이 강원도의 재정위기를 해소하는데도 기여하길 강원도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문순 도지사의 남북중재 역할은 이제 여기서 끝내도 된다.더 이상 여기에 매달릴 시간이 없다.이 시간에 강원도와 의회는 대회 후,도민들에게 흑자올림픽 결산서를 보고할 수 있도록 대회전까지 전력투구해야 한다.그리고 올림픽을 유치하는데 공을 세운 인사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세심함도 잊어서는 안 된다.평창올림픽이 북핵위기 속 북한참여로 흥행을 거두는데 일단 성공이 예상되는 만큼,지금부터 강원도는 그 속에서 최대한 잇속을 차리는 전략과 강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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