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올림픽 차질 없도록 공연·문화행사 지원책 강구 필요

평창올림픽에 140명 규모의 북한예술단이 참여키로 하면서 내외의 관심이 뜨겁다.남북은 엊그제 북한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협의를 갖고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올림픽기간에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하는 방안을 최종 합의했다.남북 합동 공연 가능성도 열려 있다.추후 협의를 통해 남과 북이 같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는 것이다.북한 예술단이 올림픽에 참여키로 하면서 남북 문화교류에 대한 기대가 크다.그러나 우려도 없지 않다.‘문화 올림픽’을 통해 강원도와 개최지의 문화정체성을 높이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예술단을 파견키로 한 것은 그 목적이 분명하다.우리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자리에서 북한 체제를 선전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물론 북한 예술단 공연을 순수하게 바라볼 수도 있다.그러나 북한이 스포츠 선수단 협의에 앞서 예술단 협의를 먼저 꺼낸 것은 분명 속셈이 있는 것이다.우리는 이런 북한의 태도를 분명히 짚고,그러한 움직임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무작정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북한 모란봉악단은 지난 2015년12월에도 “예술에 사상을 섞으면 안 된다”는 중국측 발언을 문제삼아 북경공연을 취소한 전례가 있다.이런 사태가 평창에서 재발돼서는 안 된다.

강원도는 이번 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해 예산 등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강원도문화올림픽추진단을 중심으로 40여개 프로그램을 준비,개막 일을 기다려 온 것이다.특히 강원도만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ICT 기술과 결합한 올림픽 테마공연과 DMZ평화예술제는 강원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기대가 모아진다.올림픽 기간에 강릉과 평창,정선 등 베뉴 도시에서 열리는 각종 공연과 전시,스페셜이벤트 등 30여개 문화 프로그램도 오랫동안 공을 들인 것이다.이런 문화행사가 북한예술단에 밀려나선 안 된다.정부와 강원도가 이 부분에 바짝 신경 써야 한다.

올림픽을 통해 우리는 강원도 고유의 문화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불꽃처럼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강원도민이 자긍심을 갖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올림픽 이후에도 도내 각 지역별 문화유산이 보전·계승될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북한예술단 참여로 우리가 준비한 공연과 문화행사가 관심 밖으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북한예술단 공연은 그 자체로 끝나야 한다.정치적 의미부여 등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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