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룡   강원도교육청 교육과정 과장

▲ 최승룡
강원도교육청 교육과정 과장

지난 12일 고교평준화 지역인 춘천·원주·강릉을 대상으로 한 ‘2018학년도 교육감 입학전형 고등학교 신입생 추첨 배정’이 이뤄졌다.업무주관이 ‘교육과정과’이기에 실수가 없도록 업무책임자로서 신경을 곤두세웠다.갑작스런 정전이나 교육부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과 연결된 전산이 다운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다.배정 결과가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 활짝 웃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기에,도교육청으로 오는 전화를 친절하게 받자고 사무실 식구들에게 당부했다.더 많은 아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는 약속도.

고교평준화는 도민의 오랜 바람이었다.스무 해가 넘는 세월,적지 않은 이들이 고교평준화를 열망했다.그 열망이 실현된 것은 2013년.97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고교평준화 첫 세대다.2013년 1월 17일,고교평준화 첫 세대 학교배정 하던 날,가슴 뭉클하면서도 마음 한 켠 걱정이 들었다.당시 도교육청 대변인이었기에 언론인터뷰 요청도 많았지만,우리 집 작은 아이도 평준화 첫 세대였기에.집이 강릉 교동이라 강릉G여고는 걸어서 다닐 수 있고,K여고는 버스로 다니기 편했다.우리 집 아이가 이 학교에 배정되면 고입배정 공정성에 의혹을 보낼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걱정을 키웠다.딸에게는 미안했지만 이 두 학교가 아니길 빌었다.다행인지 아닌지 가장 먼 학교에 배정이 됐다.

지난 해 11월 춘천·원주·강릉 세 곳에서 토론회와 학교를 찾아가는 면담자리에서,일반고 고입배정과 관련한 교사와 학부모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많은 선생님들이 고교평준화의 기본 정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고교평준화로 수업과 학생활동이 활성화 됐고,수시전형이 확대되어 학생들의 활동 폭도 넓어졌다고 했다.학부모들은 통학여건 개선과 학교 간 학생문화 차이를 해소해 달라고 부탁했다.학생인권과 동아리·자치회 활동 활성화에 소극적인 학교에 섭섭함을 토로했다.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사들의 따뜻한 시선을 당부했다.

토론회와 면담을 통해 선생님과 학부모가 고교평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믿고 지지하는 만큼 고교평준화의 교육효과를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민병희 교육감이 신년사에서도 밝혔듯,도교육청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과 연계해 더 열려있는 고등학교 혁신을 마련하고 있다.2022년에는 새로운 대입제도와 고교학점제가 적용되기에 학생선택권을 보장하는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지역의 다른 학교와 기관,대학을 넘나드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다.

교복으로 아이들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고교평준화,이제는 학교 담장을 넘어 지역의 교육과정으로,‘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이 굳건히 뿌리 내리는 데에도 단단한 역할 해 나가려 한다.더 알차게 ‘삶을 가꾸는 배움 미래를 여는 학교’를 만들어 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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