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에
이광우 원주 봉대초교 교사

▲ 이광우 원주 봉대초교 교사
▲ 이광우 원주 봉대초교 교사
얼마 전 ‘강철비’ 영화를 보며 분단이라는 우리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게 느껴졌다.하지만 새해 들어서면서 남과 북이 서로 만나고 의미 있는 약속들을 하는 것을 보며 마음속에 평화와 통일이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남과 북의 만남이 얼마나 가슴 뜨거운 일인지 생각할 때 북한이 다음 달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과 선수단,응원단을 보낸다는 소식은 무척 기쁜 일이다.그리고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갖게 된다.

돌아보면 10년 넘게 남북은 평화보다는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시간이 많았다.하지만 그 시간동안 학교 교실은 평화통일교육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 왔고,그림그리기나 글쓰기 같은 일회성 호국보훈 행사가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늘 함께 하는 평화교육으로 바뀌고 있었다.지금은 많은 교사들이 학교에서 아이들과 평화로운 교실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으며,‘평화’에 대한 가치와 약속을 아이들과 함께 충분히 나누려고 애쓴다.친구 사이 다툼과 갈등 문제,학급생활규칙 정하기,자리 바꾸기 등 학급의 여러 가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학급토론을 하고 서로 용서하고 공감하는 학급문화를 만들고 있다.평화로운 교실을 만들기 위해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해결 과정에 참여하고,우리 사회가 평화롭게 될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고,서로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이런 활동들이 바탕이 되어 평화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몸으로 배울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 한 해 동안 금요일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다.‘소피가 화나면,정말 정말 화나면’을 함께 읽고 화를 슬기롭게 내고 잘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사라 버스를 타다’에서는 인종차별과 용기를,‘마음으로 듣는 노래’는 전쟁의 아픔과 평화를,‘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을 읽고는 우리나라 분단의 현실과 통일,이산가족의 문제를 함께 얘기했다.그리고 6월 한 달 동안 날마다 조금씩 동화책 ‘몽실언니’를 읽어주며 평화와 전쟁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몽실언니처럼 우리도 착한 마음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사는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또 1945년 해방부터 1953년 휴전이 될 때까지 우리 민족이 겪은 일들을 정리해 보며,전쟁은 가장 큰 폭력이고 우리 민족에게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통일을 생각해 보았다.

교실에서 많은 교사들과 우리 아이들이 평화를 노래하고 있다.아직은 작은 목소리이지만 집에서 사회에서 어른들이 함께 평화를 얘기하고 실천하고,남과 북이 서로 대화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이 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들어오는 남북 선수들 모습을 떠올려 본다.식구들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그 모습을 보고 감격스러워 하며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 하면 좋겠다.그리고 남과 북이 함께 어우러져 ‘아리랑’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응원하는 모습은 살아있는 평화교육 현장이 될 것이다.우리 아이들이 가슴으로 평화를 느끼고,평화의 눈으로 우리 민족의 앞날을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이 세상 모든 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는 누구나 불행한 인생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는 ‘몽실언니’의 작가 권정생 선생님 말씀을 오늘 되새겨 본다.

■ 약력 △춘천교대 졸업△태백 통리초·삼척 정라초·동해 삼화초 등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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