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단일팀·응원단·문화행사 합의,양보·절제로 취지 살려야

오는 2월9일 개막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의 제전으로 열리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남북은 지난 9일 판문점에서 장관급 고위 회담을 통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원칙적 합의를 했다.지난 1년여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고조돼 온 한반도 정세에 일대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는 당장 올림픽을 무사히 치러야 한다는 일차적 목표가 있었고 이를 계기로 동북아 정세의 모멘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전 세계가 북한의 올림픽 성사 여부를 예의주시해 왔던 것이다.

엊그제(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이뤄진 차관급 후속 회담에서는 굵직굵직한 합의를 이뤄냄으로 이러한 기대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이 사실이다.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개회식 때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하고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의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자는 데 합의했다.물론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해당 경기 연맹의 합의 승인이라는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북한의 참여 방식과 내용이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30여명의 태권도 시범 단이 평창과 서울에서 공연하고 230명의 응원단을 보내 공동 응원도 펼치기로 했다.

북한의 연 이은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이에 대해 미국이 강경 대응을 천명하면서 한반도의 정세는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다.올림픽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남북이 대화의 문을 열고 경색 국면의 출구를 연 것은 의미가 크다.이날 차관급 회담에서는 북한의 직접 참가 외에도 올림픽 개막 전 금강산에서 남북 합동문화행사를 열고 북한의 마식령스키장을 공동훈련장으로 활용하자는 데도 의견 접근을 봤다.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10여 년 동안 단절됐던 남북교류의 물꼬가 터진 셈이다.그러나 결과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북한의 참여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야 한다.북한의 올림픽 참여는 전 세계가 지지와 환영의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구체적 현실의 문제가 되면 망외의 복병이 생길 수 있다.단일팀 구성에 따라 갈등을 조정하는 일부터 북한의 참여 자체를 두고도 정파에 따라 찬반이 갈리고 온도 차가 나타난다.우선 내적으로 이런 차이와 갈등을 대승적으로 승화시켜나가야 한다.양보와 절제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더 큰 용광로로 만들어야 한다.올림픽 이후까지 멀리 내다보고 민감한 국면을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