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합해 230년… 제설도 올림픽 금메달감 만들겠습니다”
평창올림픽 기간 폭설기와 겹쳐
지역 18개 노선 총 거리 570㎞
전문가 총 투입 예행연습 진행
첨단 관제시스템 도입 즉각 대응

“제설에 관한한 강릉시가 올림픽 금메달 도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자타공인 ‘제설의 달인’들이 즐비한 강릉시청 제설팀의 겨울 나기는 긴장의 연속이다.언제 어느때 폭설이 쏟아질지 모르는 ‘눈 고장’에서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동계올림픽까지 개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올림픽 핵심 교통로와 경기장·선수촌 진입도로,시가지 내 주요도로 및 올림픽 파크 인근 보도 구간,관광지 연결도로 등 올림픽 기간 중 담당해야 할 도로가 무려 18개 노선 570㎞에 달한다.강릉∼서울을 두세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특히 동해안은 지역 특성상 2월 폭설이 많은데다,공교롭게도 올림픽 기간(2월9~25일)과 폭설기가 겹친다.실제 2011년 2월11~14일 강릉 동 동해안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져 국도 7호선이 통제되고 17개 버스 노선이 단축 운행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2014년 2월6~18일에도 강릉에 엄청난 폭설이 내려 누적 적설량 179.4㎝를 기록하면서 시내 교통이 마비되고 산간마을 주민들이 한동안 고립됐다.

이처럼 강릉에는 눈이 내렸다 하면 적게는 수십㎝,많게는 1m가 훌쩍 넘는 폭설이 잇따르기 때문에 내달 동계올림픽에 대비하는 제설팀의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 제설차량을 점검하고 있는 남동현 강릉시 장비팀장.
▲ 제설차량을 점검하고 있는 남동현 강릉시 장비팀장.
남동현(54) 강릉시 장비팀장은 “동계올림픽 기간 중 강릉에 엄청난 폭설이 내릴 것이라는 극한 상황을 설정하고 각 상황별 대처능력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현역에서 물러난 원로 제설의 달인들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강릉에서 30년 안팎 제설을 담당했던 최인규(64)·심재창(63)·김찬우(62)·심재벽(62)·이강만(61)·이양빈(61)·김우석(60)·정형근(60)·김일기씨 등이 주인공이다.이들은 덤프트럭과 로더 등 중장비 면허를 보유했거나 현장을 누빈 전문가들로,제설 경력을 모두 합하면 230년에 달한다.겨울철마다 눈밭을 누빈 달인들이지만,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자칫 폭설로 인해 올림픽도시 강릉이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예행연습에 밤낮이 없다.빙상경기가 열리는 올림픽 파크 등 도심 내·외곽 일원을 18개 노선으로 나누고 제설차가 지나갈 길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도로가 눈에 덮히면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기에 미리 도로의 지형지물을 확인하고 위험 요소를 먼저 파악해두는 것이다.

▲ 제설차량이 강릉 시내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 제설차량이 강릉 시내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여기에 첨단 제설차량 관제 시스템도 도입됐다.제설 차량의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각 노선별 차량 운행 배치 및 관리가 수월하고 긴급 상황시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또 올림픽 기간 중에는 각 노선별로 제설차량들을 분산 배치함으로써 폭설 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빙상경기가 열리는 올림픽 파크와 선수촌,미디어촌,가톨릭관동대 등 6개 주요 구역을 비롯해 영동·동해고속도로 강릉·남강릉·북강릉 IC와 국도 등 접속도로 4개 구역을 특별 관리하고 기상 특보 등 준비단계에서 부터 특별 제설대책반을 투입할 계획이다.

더불어 환경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해 제설에 따른 염화물을 모두 친환경제설제로 하고 평년(100~200t)의 수십배 수준인 3000t을 준비했다.제설차량은 평소 20여대의 5배 수준인 100대(임차 39대,정부 지원 61대)를 확보하고 부착장비(22대)를 비롯해 유니목과 백호우,페이로더 등 장비도 넉넉히 준비했다.여기에 월동장비를 부착하지 않은 차량들을 위해 스노우체인 등을 대여하고 긴급 구난 출동서비스와 연계해 차량 견인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제설의 달인들을 지휘하고 있는 심봉섭 도로과장은 “대한민국의 제설능력이 올림픽 금메달 감 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정민 ko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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