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호민 가톨릭관동대교수
▲ 임호민 가톨릭관동대교수
인수지역(仁壽之域)이란 말이 있다.이 말은 ‘어진 것을 좋아하고 실천하는 사람은 장수한다.’(인자수·仁者壽)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더불어 함께하는 사회 속에서 모두가 어진 마음을 갖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면,사회는 오랫동안 태평성대가 지속되어 국민 모두가 희망하는 평안하고 안정된 사회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어진 것을 좋아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삶의 지침은 국민 모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지만 특히나 오늘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모든 지도자들에게는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지침이라 할 수 있다.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진 정치를 행하지 않고 어진 경제를 이끌지 않고,어진 법도를 지키고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옛말에 ‘어진 사람은 재물로 몸을 일으키는 반면에 어질지 못한 사람은 몸으로 재물을 일으킨다’(仁者以財發身 不仁者以身發財)는 말이 있다.이 말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어진 사람은 재물을 탐하지 않고 그것을 수단으로 인정(仁政)을 베푸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재물만을 탐하며 자신만의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또 재물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천하의 재물을 반드시 자기의 소유로만 간주하고는 쓸데없는 곳에 쌓아 두고서 긴급하지 않은 용도에 허비하기도 한다.

우리 국민들은 최근 정치,경제 등 사회 모든 분야의 일부 지도자들이 자신만의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공적자금을 탐하고 또 황당한 용도로 공적자금이 사용된 소식을 접하였다.이것이야말로 불인자(不仁者)로 인한 폐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어질지 못한 사람과 그 무리들이 일으킨 폐단은 반드시 척결하되 근원적인 원인도 제거해야 한다.그래야지만 악순환이 반복되는 현상을 철저하게 방지할 수 있다.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사회는 너무나 오랫동안 많이 축적되어 왔던 폐해를 없애기 위한 절차로 적폐청산을 진행 중에 있다.아무쪼록 적폐청산이 잘 진행된다면 우리 사회는 앞으로 더 정의롭고 합리적인 사회로 발전해 갈 수 있으며 적폐청산의 희망적인 결과는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 사회를 만드는 디딤돌로 충분히 역할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도 무방할 것이다.

항간에서는 적폐가 또 다른 적폐를 낳을 수 있다는 염려들을 하기도 한다.그럴 수도 있다.만약 적폐청산의 과정에서 무소불위의 권력 행위가 발생된다면,또 다른 적폐를 낳을 수 있다.인자(仁者)의 마음으로 적폐청산이 이루어져야하고 국민들도 인자의 마음으로 적폐청산의 과정과 결과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인자의 마음이란 자기가 서고자 할 때 남을 세우며 배려할 줄 아는 마음,자기가 도달하고자 하면 남도 함께 도달할 수 있게 배려할 줄 아는 마음 등을 말한다.따라서 우리사회의 지도자는 스스로 어진 마음과 행동양식을 갖고 이를 실천하면서 부정부패 발생을 막아야 하고 그것에 대한 처벌 역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또한 사심 없이 어진 마음을 갖고 적폐청산을 추진해야만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올바른 사회,정의로운 사회,희망이 보이는 사회를 구현하는 공과를 국민과 함께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약력 △가톨릭관동대 VERUM교양대학 교수△강원도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육군본부 군사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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