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념·민족 넘는 평화올림픽 소망”
고려인· 강제이주 소재 작품활동
“평화의 부재땐 민족에게 큰 고통”

▲ 북한 출생 카자흐스탄 작가 알렉산드르 강
▲ 북한 출생 카자흐스탄 작가 알렉산드르 강
“평화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며 우선해야 하는 가치입니다.”

지난 21일 2018국제인문포럼 참석차 평창을 찾은 북한 출생 카자흐스탄 작가 알렉산드르 강(57·한국이름 강경일)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원도는 이번이 첫 방문”이라며 “오후에 올림픽 시설을 둘러봤는데 세계 유일 분단 지역에서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고 반가웠다”고 소감을 전했다.내달 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의 문화올림픽과 평화올림픽 실현을 위해 마련된 이번 포럼에 참석한 강씨의 소회는 유독 남다르다.북한인 아버지와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목격했기 때문.평양에서 태어난 강씨는 정치적 탄압으로 1살 때 아버지와 헤어져 어머니,누나와 함께 러시아를 거쳐 카자흐스탄에 정착해야 했다.그 이후 아버지를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강씨는 “평화가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을 비롯해 우리 가족,나아가 우리 민족은 너무 큰 고통을 감당해야만 했다”며 평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강씨는 문화와 평화의 연관성도 설명했다.카자흐스탄과 러시아에서 ‘고려인’ ‘강제이주’ ‘분단’ 등의 소재로 실존주의적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는 그는 “가족과 고향을 잃은 비극과 슬픔에서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문학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끊임없이 꿈꾸며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어 “오늘(21일)도 북한의 점검단이 강릉을 찾는 등 최근 북한 참여로 평화올림픽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 같은데 매우 바람직하고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과 이념,민족의 구분을 넘어 전 세계인이 한마음으로 평화올림픽 실현에 힘써 이곳에 평화가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은,김연수,장강명 등 국내 유명 작가를 비롯해 세계 18개국 문인이 참여한 2018국제인문포럼은 22일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폐막식을 갖고 막을 내렸다.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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