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보삼 한국문학관협회장
▲ 전보삼 한국문학관협회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눈의 고장이었다.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소설 ‘설국’의 첫 구절이다.주인공 ‘시마무라’가 ‘요코’의 순수성과 ‘고마코’의 타오르는 열정을 노래하는 소설이 ‘설국’이다.이 소설에 빠져 눈(雪)을 동경하던 청년 ‘안영갑’은 젊은 시절 문화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하였다.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여 모교인 연세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였지만 문화예술의 도시 파리가 문득 문득 떠오르곤 하였다.

소설의 첫 장면을 읽으면서 한국에도 은세계가 있는 그런 곳을 동경하였다.어머니의 포근한 고향땅 같은 그런 곳을 찾다가 백두대간 대관령에 올랐다.저 건너 어딘가 강릉에는 ‘요코’와 ‘고마코’의 순수함과 타오르는 열정을 잇는 그 누군가가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빠져 들었다.그곳에는 사임당 어머님이 있고 전통과 문화가 있지 않은가.파리가 부럽지 않은 그런 토양에서 자란 강릉의 처녀 ‘민’을 운명적으로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다.그리고 안 관장은 진솔한 꿈이었던 자수박물관을 강릉에 자신의 힘으로 개관하였다.

강릉의 전통 자수로 유명한 색실누비의 문양을 문화예술상품으로 만들었다.그 결과 2018 평창 동계 문화올림픽-예술포스터 ‘겨울 스티치:사랑과 기원’을 탄생시켰다.평창 동계올림픽의 예술적 실험성으로 ‘문화올림픽’의 위상을 보여주는 IOC의 공식 포스터다.강릉 동양자수박물관의 안영갑 관장의 제안을 받아들인 황수홍 연세대 교수의 협업 작품으로 탄생하였다.강릉 색실누비의 문양과 바느질 패턴을 그래픽 적으로 활용해 동계올림픽 대회의 이미지를 표현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파랑색과 흰색,그리고 눈,꽃,나무,오륜마크의 조형 공간은 평창,강릉에서 펼쳐지는 눈(雪上)과 얼음(氷上) 동계 스포츠는 지구촌 사람들의 열린 축제의 한마당을 의미한다.이 축제의 예술 포스터 ‘겨울 스티치 : 사랑과 기원’은 강릉 동양자수박물관 자료의 모티브에서 탄생하였다니 강릉은 세계의 강릉이 된 것이다.한 땀 한 땀 누비에 새겨진 강릉 규방 어머니들의 독창적인 미의식과,사랑과 존중,기원의 메시지를 담은 예술 포스터는 IOC가 공식 인정한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의 문화유산으로 향후 올림픽 문화유산 재단에 영구히 보존된다.2018 동계 올림픽 예술 포스터의 속살을 보기 위하여 강릉 동양자수박물관을 꼭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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