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물 좋고 공기 좋은 곳’하면 사람들은 강원도를 떠올린다.우리가 어릴 적에는 빗물을 받아 머리를 감았다.하얀 눈이 내리면 위에 쌓인 눈을 살짝 걷어내고 뭉쳐서 입에 넣기도 했다.젊은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봄철에만 황사와 미세먼지를 걱정했다면 이제는 일 년 내내 일기예보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도내에서는 원주권역이 가장 심각한 곳으로 나타났다.미세먼지 주의보 발령횟수가 2016년 15회,2017년 16회나 됐다.올해는 벌써부터 극성이다.바깥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미세먼지 속에서 운동장을 뛰는 건 아닌지 아침에 챙겨준 마스크를 잃어버리고 그냥 다니는 건 아닌지 부모들은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당연한 걱정이다.공기 중에 떠다니는 보통의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대부분 걸러진다.하지만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걸러지지 않고 몸에 남아 쌓인다.강원도교육청은 지난해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커져 긴급하게 학교마다 비상용 마스크를 준비하도록 했다.아울러 29개 초등학교에 공기정화기,냉난방기기 부가 필터를 설치해 실효성을 점검하고 초등학교 27개교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해 교육적으로 활용했다.특히 올해는 공·사립유치원과 초등학교 1∼3학년 전체 교실에 공기청정기 설치(임대)를 결정하고 예산도 준비했다.아울러,학생들 스스로 학교별 미세먼지를 농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유치원 포함 도내 모든 학교에 간이 측정기 설치예산 4억여 원도 마련했다.미세먼지 측정 결과를 앱을 통해 학교구성원 모두에게 제공하면 교육과정 속에서 미세먼지의 발생원인과 대응 방안에 대한 안내가 바로바로 이루어질 것이다.그뿐만 아니다.미세먼지로 체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체육시설 확충과 체육관 공기 질 개선도 획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체육관이 있는 학교는 기계식 환기장치를 지원하고 실내체육시설이 없는 학교에는 내년까지 교실 4개 크기의 체육시설을 확충하도록 했다.

미세먼지는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이다.누굴 탓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특히 개학하고 봄철 50일을 집중기간으로 정해 미세먼지 대응 행동요령을 익히고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무엇보다 아이들 스스로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과 대응방법을 배우길 바란다.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을 외부 환경에서 찾기보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심 때문임을 잊지 않도록 공부해야 한다.

출근길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다 보면 손 번쩍 들고 가는 사람은 어린이뿐이다.아이들은 몸으로 배운다.지역마다 미세먼지 농도가 왜 다른지,그리고 그 까닭은 무엇인지 깨닫도록 해야 한다.그것이 교육의 몫이다.아이들 스스로 마스크를 챙기고,청소를 깨끗이 하고,가까운 거리는 걷도록 하자.“엄마 아빠,차로 교문 앞까지 가면 그 미세먼지를 우리가 마셔야 해요.걸어갈게요” 우리 아이들이 먼저 세상을 바꿔 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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