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진원 시인·문학평론가
▲ 남진원 시인·문학평론가
지금 강원도는 동계올림픽의 열기에 후끈 달아올랐고 이제 며칠 있으면 역사적인 동계올림픽의 문이 열린다.특히 평창과 강릉은 그 올림픽의 중심에 서 있다.평화올림픽,문화올림픽이 되어야 한다고 국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북한의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 단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예술단 사전 점검단은 21일과 22일,강릉에 내려와 아트센터를 둘러보고 올라갔다.문화올림픽을 통해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해 보는 대목이기도하다.

지난 2017년 12월 9일 김동명문학관에서는 강릉문화재단의 후원아래,후조문학회(회장 이광식)가 주관하여 ‘동계올림픽과 강릉문학의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띤 좌담회를 가졌다.좌담회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다,평창의 동계올림픽은 문화올림픽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발제자로 나선 이연희씨는 새로 지어진 KTX 강릉역은 해돋이와 경포호의 가시연을 표현하여 매우 아름답게 디자인하였다고 했다.그리고 이 역사(驛舍) 안이나 바깥에 올림픽을 응원하는 시화를 한글과 영어로 번역하여 게시하면 올림픽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문화한국을 알리는 다시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서둘러 시행하면 좋을 것이다.

아동문학가인 배정순씨는 문학이 대중에게로 걸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요즘의 시각예술이나 공연예술이 대중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대중들에게 열려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참으로 맞는 말이다.강릉의 문화예술을 맡고 있는 사람들은,문화예술의 향유자들이 강릉시민들이라는 것을 항상 잊어서는 안 된다.문화예술이 시민들과 소통이 안 되고 몇 사람만을 위한 예술의 향유가 된다면 그것은 강릉 예술문화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이다.문학의 경우에도 문학인 스스로가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하는 것이 그 때문이다.

강릉은 관동8경의 하나인 경포대와 유서 깊은 산사,오죽헌,허균·난설헌 기념관 등이 있다.이러한 명승지에 배정순 아동문학가는 ‘시나무’를 만들어 세우자는 제안을 하였다.그렇게 되면 강릉의 거리에는 알록달록 시 잎사귀가 매달려 나부끼는 멋진 ‘시나무’가 서게 될 것이고 시나무의 열매는 결국 시민들의 마음속에 열릴 것이다.‘시나무’ 뿐만 아니라 ‘소원의 나무’도 그렇게 하여 만들 수 있을 것이다.사람들은 자신이 쓴 시를 보기위해서나,자신의 소원에 대한 믿음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강릉시에서 발간하는 ‘제일강릉’ 2018년 1월호 ‘이달의 시’에는 인생 70에 강릉문화센터에서 한글을 익혀 쓴 임화자씨의 시가 실렸다.‘어린 시절 글을 못 배운 나는/이 세상에 이름 없는 사람으로 살았다.//나는 이양복씨 아내다/나는 상현이 엄마다/나는 지경집 며느리다//(중략)나도 이름있는 사람이 되었다.//아름다운 내 이름을 찾았다./내 나이 70에 새 인생을 시작했다.’

그렇다.동계올림픽을 맞은 이 기회에,강릉이야말로 막연한 ‘문향,예향’이라는 이름 대신,임화자씨의 시처럼,활연히 깨어나 ‘진정한 문향,예향’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