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88올림픽&호돌이’앓이…기념품 1000점 수집
88년 마스코트 호돌이 등장
초등 6년생 마음 사로잡아
응원깃발·포스터 모두 모아
전국 벼룩시장·미술 상가 섭렵
수집품으로 아카이브북 출간
어릴적 소원 성화봉송 주자
평창올림픽으로 소원 이뤄
수호랑·반다비에도 큰 관심
원주에서 자란 최지웅씨는 88서울올림픽이 개최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올림픽과 함께 등장했던 마스코트 호돌이는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그의 모든 관심을 사로잡았다.그는 호돌이에 대해 “아무 이유없이 좋았어요.정말 좋으면 왜 좋은지도 모르고 좋아하게 되잖아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춘천에서 보낸 대학생활 시절에도 그의 올림픽 사랑은 계속됐다.마냥 좋았던 호돌이는 그에게 어느덧 어린시절의 설렘과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잡아 전국 각종 고시장과 벼룩시장,답십리 미술상가에 출근도장을 찍으며 호돌이와 88올림픽 관련 기념품들의 수집을 이어갔다.또 친구들과 주변 지인들이 이사를 하거나 대청소를 하며 발견하는 올림픽 기념품들을 건네받기도 했다.그렇게 20년 넘게 모은 수집품은 1000여점에 달했고 그는 그간 수집했던 기념품들을 책으로 출간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특히 자신만의 추억이 아닌 올림픽 당시 모든 사람들의 추억과 사연을 담아 88서울올림픽이 영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결심했다.그는 SNS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올림픽 관련 사진과 사연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각종 기념품과 88올림픽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88Seoul(88서울)’이라는 아카이브 북을 지난해 12월 출간했다.88서울올림픽 30주년에 맞춰 독립출판으로 1000권을 인쇄했던 초판은 출간 후 해외에서도 크게 주목받으며 한 달만에 전부 완판돼 현재 두 번째 인쇄에 들어간 상태다.
소중했던 올림픽과 호돌이는 그의 직업과 진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최씨는 “당시 호돌이의 경우 그동안 국내에서 보지 못했던 체계적인 그래픽 디자인의 마스코트였다”며 “그 때를 계기로 그래픽 디자인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최지웅씨의 직업은 그래픽 디자이너다.‘프로파간다’라는 영화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파간다 시네마 그래픽스’라는 독립출판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그렇기에 최지웅씨에게 올림픽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의미있는 존재다.“마냥 좋았던 올림픽과 호돌이는 어린시절 설렘과 추억을 기억할 수 있는 존재로 자리잡게 됐고 자신이 하고싶은 일,잘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최지웅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제2의 올림픽 마니아,수호랑 마니아,반다비 마니아가 나와 오랫동안 평창올림픽이 기억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최씨는 “올림픽이 끝나면 그때의 열기와 설렘이 사람들에게서 잊혀지는 것이 항상 안타까웠다”며 “역사가 될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와 우리들의 기억이 담긴 기념품들을 통해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는 영원한 평창동계올림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도운 helpkim@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