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공세에 투지로 버티다 연장종료 직전 결승골 허용해 1-2 패배
베트남의 AFC 대회 사상 첫 준우승

▲ 폭설 속 베트남과 우즈베크의 경기
▲ 폭설 속 베트남과 우즈베크의 경기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안타깝게 패했다.

비록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지만 준우승이라는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며 박항서 호(號)의 첫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됐다.

베트남 대표팀은 27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우즈베크의 공세에 경기 내내 끌려다니면서도 연장전까지 정신력으로 잘 버텼으나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허용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번 대회 준우승은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베트남이 AFC 주최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동남아 국가가 아시아 준우승을 차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감독 취임 당시 "베트남 대표팀을 동남아 정상, 아시아 정상으로 만들겠다"던 박 감독은 3개월이 지난 지금 당시의 공언이 결코 허황된 목표가 아니었음을 몸소 증명했다.

▲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
▲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
앞을 보기 힘들 정도의 폭설과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베트남 선수들의 투지가 빛난 경기였다.

이날 창저우에 내린 폭설로 그라운드에 흰 눈이 덮이자 라인 부근에만 눈을 치운 채 주황색 공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중에도 쉴새 없이 내리는 눈에 라인이 덮여 경기를 중단하고 눈을 치우기도 했다.

북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눈이 내리지 않는 따뜻한 베트남의 선수들은 낯선 날씨 속에서 경기 초반 우즈베크의 공세에 끌려다녔다.

이번 대회 8강에서 일본을, 4강에서 우리나라를 꺾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우즈베크는 폭설 속에서도 여러 차례 베트남 문전을 위협하다가 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 27일 약 4만 명의 시민이 모여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을 보며 베트남팀을 응원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 27일 약 4만 명의 시민이 모여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을 보며 베트남팀을 응원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강력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베트남 선수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41분 골대 정면 페널티 아크 바깥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어냈고, 응우옌 꽝 하이가 왼발로 찬 공은 수비벽을 넘어 포물선을 그리며 우즈베크 골망에 꽂혔다.

동점골이 터지자 박항서 감독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제설작업으로 전반 종료 후 1시간 만에 시작된 후반전에서도 우즈베크의 공세가 이어졌다.

베트남의 이번 대회 두 차례 승부차기 승리의 주역인 부이 띠엔 중 골키퍼를 비롯한 수비수들의 몸을 날린 수비로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후반 선수교체를 통해 공격력을 강화하며 승부수를 띄워봤던 박 감독은 다시 공격수 대신 미드필더를 투입해 연장에 대비했다.

연장에서도 잘 버티던 베트남은 세 경기 연속으로 승부차기에 가나 했으나 연장 후반 직전 우즈베크에 아쉬운 골을 허용하고 무릎을 꿇었다.

우즈베크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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