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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한 변명

송현주 2018년 01월 30일 화요일
▲ 송현주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 송현주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이제 2018년 입시도 곧 마무리된다.평가와 보상이 끝나면 만족보다는 불만이 더 크기 마련이지만 전 국민이 당사자가 되는 대학 입시만큼 비판이 거센 경우도 없을 듯하다.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은 부모의 능력에 좌우된다는 의미에서 ‘금수저전형’으로 불리며 불공정한 입시제도의 대명사로 낙인찍혀 있다.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대학에서 학생들을 선발해서 가르치고 있으면서도 어떤 대입제도가 가장 좋은 지에 대해 확신은 없다.하지만 출신 대학은 졸업 이후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대학 입시의 공정성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입시 제도도 최소한 공정성의 측면에서는 분명히 진화해 왔다고 믿고 있다.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공정성의 기초는 능력에 따른 보상일 것이다.대학 입시의 경우 수학능력이 우수한 학생이 순위가 높은 대학과 학과에 갈 수 있어야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다.시시비비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데에서 시작된다.예전 본고사와 학력고사 시절에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됐다.정해진 시간에 같은 시험을 오직 혼자만의 힘으로 치른다는 점에서 일견 가장 공정한 시험으로 보인다.그런데 공정성의 핵심은 시험 자체가 아니라 교육과 학습의 조건이었는데,재학생의 과외와 학원 교습이 금지되던 시절이었기에 오로지 학교 수업과 개인 학습만으로 방대한 양을 공부해서 시험에 임해야 했다.즉 ‘평등’한 조건에서 ‘차별’적 성과가 추출됐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느껴졌다는 것이다.과외와 학원을 금지하고 모든 학생들이 ‘수학의 정석’과 ‘성문종합영어’를 반복학습해서 시험을 치르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면 본고사나 학력고사의 공정성은 착시일 뿐이다.

교육과 학습의 조건과 상관없이 시험 자체가 가장 타당하고 공정한 방식인가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힘들다.시험 치르는 능력이 곧 수학능력은 아니기 때문이다.대학에서 학생들을 평가하는 방식을 보면 그 점이 더 분명히 드러나는데,학생들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외에도 출석,조별발표나 토론,개인보고서,퀴즈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된다.대학에서의 학생 평가는 실제 학생부종합전형에 가깝다.평가항목이 다층적일수록 성적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커진다.물론 교수나 학생 모두 시험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불공정하지 않으면서도 편리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그렇지만 타당하고 공정하다고 보지도 않는다.즉 시험은 애매한 절충이고 타협인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허점이 많다.최근 보도된 것처럼 대학교수들이 자신이나 지인의 자녀들을 논문의 공저자로 올린 사례들이 수두룩하다.공정성을 저해하는 일탈들은 계속 시도되고 또 드러날 것이다.하지만 그렇다고 판을 엎어버릴 일은 아니다.자기소개서 컨설팅에 수백만 원이 들자 교육부는 자기소개서를 표준화했고 대학들은 그 비중을 축소했다.경시대회가 난무한다면 각 시군이나 도 단위로 공인된 대회를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학교생활기록부 또한 주관적 평가를 최소화하고 내실화할 수 있게 개선하면 되지 않을까.무엇보다도 대학들이 지원자 선발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 되지 않겠는가.

■약력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학사·석사 △미국 University of Missouri 언론학 박사 △한국언론학회·한국방송학회·한국언론정보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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