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올림픽 이끄는 숨은 주역 “우리 모두가 국가대표”
남성 6696명 여성 1만 5125명
어려운 여건에도 헌신적 참여
일부 숙소 출퇴근만 3시간 소요
셔틀 노선 확대 건의 진척 없어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해 선수들 못지않게 뛰고 달릴 숨은 주역들이 있다.올림픽 현장에서 선수와 관람객들이 가장 자주 만나고 대하는 사람들이 바로 2만여명의 자원봉사자다.9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활약할 자원봉사자들을 만났다.

▲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 30일 알펜시아 오션700에 마련된 식당에서 음식을 담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명준
▲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 30일 알펜시아 오션700에 마련된 식당에서 음식을 담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명준

■ 자원봉사자의 하루

30일 평창에서 만난 자원봉사자인 주재혜(58·여·충남 공주)씨의 하루는 오전 5시30분부터 시작된다.주 씨의 숙소는 연세대 원주캠퍼스.매일 고속도로로 한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야하는 상황이다.셔틀은 오전 7시10분 출발한다.젊은 자원봉사자들은 오전 5시 이전부터 일어나 채비를 서둘러야한다.잠이 덜깬 상태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찬바람에 정신이 번쩍 든다.주 씨의 현재 업무는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기념품(시계)을 배급하는 일이다.올림픽이 본격 시작되면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을 취재하고 기사작고와 편집까지 해야한다.주씨는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을 생생하게 담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A일병은 육군 27사단에서 군복무중 이번 올림픽에 교통통제 자원봉사자로 파견됐다.주·야 12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는 A일병의 주적(?)은 추위다.자원봉사자들에게 보급된 방한복과 장갑으로 중무장을 했지만 찬 바람은 기가 막히게 옷과 장갑의 재봉틈 사이로 들어와 살을 에인다.근무를 선지 30분.손·발가락 끝의 감각이 조금씩 무뎌지고 있을때 교대를 위해 오고 있는 선임병의 모습이 포착됐다.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A 일병은 “춥지만 올림픽 현장의 일원이 된다는 행운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솔직히 군대 안에 있는 것 보단 훨씬 좋다”고 웃었다.

■  2만1821명이 뛴다

30일 현재 등록된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는 총 2만1821명이다.올림픽에는 1만5193명이,페럴림픽에는 6628명이 각각 참가한다.

올림픽과 페럴림픽에 모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도 6197명이나 된다.특히 여성 참가자들의 비율이 높다.남성이 6696명에 그친데 반해 여성은 두배가 넘는 1만5125명이 참가했다.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가 가장 많은 1만3358명(72.8%)이 참가했으며 60대 이상이 1212명,50대 792명,30대 494명,40대 464명이 뒤를 이었다.최연소 자원봉사자는 2002년 생인 강민(16·서울)군이며 최고령 봉사자는 황승현(86·서울)로 나타났다.황승현씨는 1988서울올림픽에서도 자원봉사자로 활약했다.당초 88세로 지난 1960년 제8회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에 한국 최초 알파인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임경순 씨가 최고령으로 집계됐지만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의사를 밝혔다.

▲ 종합등록센터(UAC) 자원봉사자들이 신규등록한 자원봉사자들에게 방한용품을 지급하고 있다.
▲ 종합등록센터(UAC) 자원봉사자들이 신규등록한 자원봉사자들에게 방한용품을 지급하고 있다.
■  체계적 지원 필요

올림픽 자원봉사자는 별도의 급여나 수당을 받지 않는 대신 숙식을 비롯해 유니폼,기념품 등을 지급받는다.자원봉사자인만큼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조직위의 섬세하지 못한 배려는 아쉽다는 평가다.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불편함을 지적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개 올라오고 있다.자원봉사자들이 첫손에 꼽는 가장 큰 불편은 숙소다.자원봉사자들은 평창·강릉 지역을 포함해 총 38개 숙소에 나눠 머문다.

그러나 일부 자원봉사자의 경우 근무지에서 한시간 반이상 거리의 숙소에 배정돼 출퇴근만 3시간에 이르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일부 숙소는 시설이 열악하고 악취도 풍긴다는 불만도 발생하고 있다.한 자원봉사자는 페이스북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페이지에 “근무는 6시 시작인데 셔틀버스까지 이동할 시내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는 시간”이라며 “조직위에 자가 이용자를 위해 일부 셔틀버스의 노선을 확대하자고 건의해도 현재 지자체와 조율중이라는 답밖에 못들었다”고 토로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박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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