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장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장
제23회 동계올림픽이 대한민국에서 펼쳐진다.세 번의 도전 끝에온 국민의 염원이던 동계올림픽을 유치했고,복잡다단한 지정학적 여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던 가운데서도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은 유치위원장이자 조직위원장으로 재직했던 본인에게는 더 남다르게 다가온다.지난 1월 13일 광화문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를 봉송하며 느낀 감회는 특별했다.유치과정에서의 어려움과 그 속에서의 열정,조직위원장으로서 올림픽 준비를 본 궤도에 올려놓기까지 기억들이성화를 봉송하는 잠깐의 순간에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년 10개월 동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역임하면서 50번에 걸친 해외 출장을 다녔다.거리로 따지면 약 64만km,지구 16바퀴에 달한다.그 기간동안 만난 100여명의 IOC 위원들을 설득시키기 위한 지역별전략도 세웠다.서양인들에게는 특유의 친밀함을 갖춘 서구식 감성으로,동양인에게는 정(情)에 입각한 동양식 감성으로 접근했던 것이다.또한 과거의 경험을 세밀하게 분석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개최한 사례는 벤치마킹하고,실패한 도시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았다.이 같은 치밀한 준비가 결국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이어졌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올림픽은 유치가 끝이 아니었다.유치는 성공적 개최를 위한 시작점에 불과할 뿐이었기 때문이다.당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다양한 분야의 구성원들이 모여있어 효율성이 떨어지고,그에 따라 IOC가 요구한 올림픽 준비 스케줄을 따라잡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이러한 상황을 타개해달라는 정부의 요구를 받아 2014년 7월 조직위원장직을 맡게 됐고 취임직후 무엇보다도 먼저 조직을 정비해 올림픽 준비를 본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급선무로 삼고 업무를 추진했다.

한편으로 시급한 것은 베뉴(Venue·경기장 등 시설) 건설이었다.올림픽 행사의 전초전인 테스트 이벤트 일정에 맞춰 시설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시설 사양(Specification)에 맞는 전문가를 총동원하는 한편 관계기관과도 합심했다.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서는 IOC와의 신뢰가 필수.IOC 조정위원회의와 긴밀히 소통하며 상호 신뢰를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조직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불철주야 관심을 쏟았다.수십 명의 한진그룹 직원을 파견하고 김포-양양 간 내항기를 운영해 올림픽 패밀리들을 위한 교통 편의도 제공하는 등 평창동계올림픽에 사랑을 쏟아 왔다.이제 모든 준비는 마쳤다.치열하게 유치하고,치밀하게 준비한 화합의 장에서 강원도민들의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와 안전한 올림픽,위생적인 올림픽을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지금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눈 앞의 목표와 더불어 평창올림픽이 가져다 준 성과를 어떻게 더 먼 미래까지 이어나갈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특히 올림픽 이후 시설을 어디에 활용해야 할지,어떻게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이미 올림픽을 치뤘지만 올림픽 이후 유령도시처럼 전락한 전례를 많이 목격한 바 있다.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평창도 그들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성공사례는 1956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이탈리아의 코리티나·담페초 지방이다.이 곳은 올림픽 이후 사시사철 전 세계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평창올림픽 이후 면밀한 연구를 통해 사후 활용계획을 촘촘히 세운다면 평창은 돌로미테,횡계는 코리티나·담페초가 되는 것은 꿈만이 아니다.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뛰어 넘어,전 세계에 강원도와 평창을 세계 관광지도에 남겨야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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