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개회식 문제점 노출]
개회식장 체감온도 영하 21.7도
외투·담요·핫팩도 추위 못 막아
관중석 대신 난방텐트로 대피
공지없는 교통통제에 우왕좌왕
관람객 이동제제에 항의 잇따라

평창동계올림픽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평창올림픽조직위가 지난 3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대규모로 개최한 ‘모의 개회식’에서는 수송,한파 등 각종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돼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참석자들은 “개회식구경보다 난방텐트에서 몸녹이는데 더 신경을 쓴 것같다”고 했다.

▲ 3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모의 개회식에서 투툼한 방한복 차림으로 완전무장한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 최원명
▲ 3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모의 개회식에서 투툼한 방한복 차림으로 완전무장한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 최원명
# 방풍막·난방텐트도 막지못한 한파… 추가대책 필요


모의 개회식이 마무리 된 오후 10시.평창 대관령면 날씨는 영하 15도에 초속 5m의 강풍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1.7도에 육박했다.모의 개회식 관중으로는 자원봉사자와 출연진 가족,유관기관 관계자,개최도시 주민 등 2만여 명이 초청됐다.관중에는 5~6살쯤 된 어린아이부터 70세를 훌쩍넘긴 노인들까지 연령대가 다양했으며,주로 평창과 강릉 주민들이 참석했다.오후 5시30분쯤 입장을 시작한 관중들은 조직위로부터 사전 개인 방한대책 등을 주문받운 만큼 저마다 담요,귀마개,장갑,방한화,모자,두터운 외투,핫팩 등 추위에 대비해 중무장을 했지만 평창의 날카로운 바람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더욱이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며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추위로 인한 고통으로 불만이 터져나왔지만,입구부터 보안검색대,개·폐회식장 전까지는 난방텐트 등이 제공되지 않아 많은 관람객들이 추위에 떨어야했다.천정화(67·평창)씨는 “줄이 길까봐 5시30분부터 줄섰는데 들어가는데만 40여분 걸렸다”고 말했다.

개회식장 내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난방텐트는 수시로 오가는 사람으로 인해 바깥온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난로 앞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몸을 녹이기 쉽지 않았다.또 추위를 이기는 따뜻한 먹거리가 준비돼 있었지만 모두 유료인데다 좌석에서 먹기도 불편했다.관중석의 사정은 더 심각했다.천장없는 건물이다보니 개회식장내 방풍막을 둘러도 관중석에는 칼바람이 그대로 전해졌다.일부 관중들은 관중석을 포기하고 난방텐트쪽에서 서서 모의 개회식을 구경하기도했다.김형준(42·서울)씨는 “다섯살된 딸이 너무 추워해서 개회식구경보다 난방텐트에서 몸녹이는데 더 신경을 쓴것 같다”며 “내복,모자,방한화,담요 등으로 중무장을 했는데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 평창올림픽 모의 개회식이 열린 지난 3일 영동고속도로 대관령IC에서 횡계로 빠지는 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최원명
▲ 평창올림픽 모의 개회식이 열린 지난 3일 영동고속도로 대관령IC에서 횡계로 빠지는 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최원명
#공지없는 교통통제… 세분화된 수송대책 필요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관령 톨게이트는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서울방향,강릉방향에서 횡계로 진입하려는 차량들로 정체현상을 빚었다.평창올림픽 조직위는 모의 개회식을 앞두고 9일 당일과 같은 교통통제를 실시,일반차량은 횡계시내방향 진입이 불가능했다.하지만 사전 인지를 하지 못한 시민들은 차량을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며 교통혼선이 발생했다.

수차례 지적됐던 관중수송도 문제가 됐다.개회식 당일 관중들은 대관령 환승주차장,KTX 진부역,진부환승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개·폐회식장으로 이동한다.당일에는 이날보다 더욱 많은 관중(2만4740명),운영 인력(4836명),선수 및 임원(3454명) 등 총 4만3000여명이 한꺼번에 이동을 시작,교통대란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이날 오후 10시쯤 개회식 일정이 끝나면서 2만여 관중들이 일제히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자원봉사자들과 보안요원들이 중간마다 피켓을 들고 대관령방면,진부방면 출구를 표시하고 확성기로 알리는 등 통제에 나섰다.

문제는 한꺼번에 몰린 관중들을 제제하며 발생됐다.한꺼번에 몰린 관중들을 분산하고자 자원봉사자들이 출입구에서 10분간격으로 일정인원 이상 통제를 하며 여기저기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일부 관중들은 “난 횡계주민이라 걸어서 나갈거다.버스안탈건데 왜 막아서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김철규(62·평창)씨는 “집이 코앞인데 왜 못나가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추운 밤에 서서 기다리라고 하면 어느 관중이 좋아하겠느냐”고 말했다.

#아쉬운 시민의식

‘미리보는 개회식’은 철저한 보안속에서 치러졌다.언론공개는 금지되고 관람객들도 촬영은 물론 SNS공유나 구두 전달도 모두 금지된다.2만여 관중들이 입장할때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마다 보안스티커를 붙이며 ‘사진·동영상 촬영 금지’를 당부했다.또 개회식 중간마다 전광판 화면을 통해 촬영금지와 SNS 유포 금지를 알리기도했다.하지만 무용지물에 불과했다.관중석 곳곳에서 보안스티커를 뗀 후 개회식 내용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관중에 비해 보안요원이 턱없이 적은데다 추위로 인해 통제기능이 약화되다 보니 단속은 없었다.박인숙(45·평창)씨는 “몇몇 시민들이 카메라로 개회식장면을 찍는 것을 봤다.휴대전화 셔터소리도 간간히 들렸지만 딱히 제제는 없었다”며 “막바지쯤 송승환 개회식 총감독이 ‘일부 SNS에 사진·동영상이 올라왔다.안타깝다’는 방송이 나오기도했다.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실제 개회식 당일까지 미비점을 최대한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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