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장

▲ 최선주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장
▲ 최선주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장
국립중앙박물관은 2018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을 기념하기 위해,일본 도쿄국립박물관,중국 국가박물관과 공동으로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한국·일본·중국’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호랑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수호랑)이자 한민족 신화의 상징으로,동아시아에서 백수의 왕으로 여겨져왔던 신성한 동물이다.

호랑이를 주제로 한 특별전은 일본과 중국의 호랑이 미술 대표작을 포함하여 동아시아권의 호랑이 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전시품은 삼국의 고대부터 근현대의 미술에 이르기까지 원시신앙과 도교,불교 관련 호랑이 작품을 비롯하여 생활 속에서 다양한 의미로 변주된 한중일의 회화,공예,조각 등 145점이 선보이고 있다.

동아시아 사람들은 호랑이를 인간을 해치는 포악한 맹수로 경계하는 동시에 잡귀를 물리치는 신령한 동물로 경외해왔다.고대시기의 원시신앙과 이후 도교와 불교 사상에 보이는 호랑이에 대한 인식,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확장되는 호랑이의 상징을 한국과 중국,일본의 미술과 문화 속에서 살펴보면,삼국에서 호랑이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이는 미술의 상징과 주제를 통해 동아시아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방식이며 여러 가지 흥미로운 시각과 논의를 제공할 것이다.

한중일 호랑이 미술의 공통점은 호랑이가 수호신, 군자,전쟁과 무용(武勇)을 상징하고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로 등장한다는 점이다.특히 우리나라 미술 속 호랑이는 사납고 험상궂은 맹수로서 으르렁거리는 모습보다 위엄이 있거나 자애로운,때로는 재미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이러한 생각은 중국에서 시작되었고 한국과 일본에 전파되어,동아시아가 공유하는 호랑이의 주요 덕목이 되어,20세기까지 지속되었다.이번 전시에서는 각국의 호랑이 미술의 차이점을 확인하고 동아시아 삼국 호랑이의 공통점과 개성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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