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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특별기고] 평창은 평화다

<平昌>
<平和>

정세균 2018년 02월 09일 금요일
▲ 정세균 국회의장
▲ 정세균 국회의장
4만여 명이 사는 평창은 한동안 하늘아래 첫 동네로 불렸다.우리에게는 고랭지 채소와 대관령목장으로 친숙하다.이제는 이런 이미지를 지워야할 것 같다.이곳에서 오늘부터 17일 동안 올림픽 성화가 불타 오른다.92개 국가 2925명에 달하는 세계 젊은이들이 모인다.이들이 토해내는 숨으로 평창은 뜨겁게 달아 오르게 된다.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떠들썩한 잔치판에서 우리는 무엇을 만들어 가야할까.또 축제가 끝나면 보통명사로 각인될 평창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그것은 화합과 평화 올림픽으로 집약된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말 그대로 지구촌 축제다.대회 사상 최대 규모 선수단은 그 반증이다.평화가 전제되었기에 가능한 결과다.북한도 선수단과 응원단,예술단까지 500여 명을 보냈다.적지 않은 숫자다.응원단과 예술단이 선수단보다 많다는 논란이 있다.하지만 얼어있던 남북 대치 국면을 녹일 수 있다면 시비꺼리가 아니다.많은 사람이 오가고 대화가 뒤따를 때 편견은 줄고 이해는 넓어지기 마련이다.평창에서 휴전선까지는 100km다.이 공간에서 긴장을 걷어내고 평화를 채우는 게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화합 올림픽이기도 하다.아프리카 케냐부터 카자흐스탄까지 세계 각국 젊은이들이 모여 화합을 만든다.여자 알파인스키에 출전한 사브리나 시마더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태어났다.평생 눈을 볼 수 없는 땅이다.그가 평창 설원을 질주하기까지는 한국 사업가의 후원이 힘이 됐다.또 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한 데니스 텐은 카자흐스탄 출신이다.구한말 민긍호 의병장이 고조부다.그는 자기 뿌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청년이다.동계스포츠 불모지에서 참가한 이들이 바로 화합 올림픽을 만드는 주역들이다.

나아가 평창은 다문화,다국가 시대를 여는 올림픽이다.한국 선수단 144명 가운데 10%를 넘는 15명이 귀화선수다.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1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다.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세계화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관용이 지배할 때 융성했고 배제할 때 망국으로 치달았던 역사는 널려 있다.에이미 추아는 <제국의 미래>에서 역사상 수많은 제국이 어떻게 흥했고 어떻게 몰락했는지 제시하고 있다.관통하는 핵심 가치는 관용이다.귀화선수들은 융성하는 대한민국으로 가는 소중한 디딤돌이다.

우리나라는 스포츠 강국이다.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는 하계올림픽,월드컵 축구대회,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4대 대회를 모두 치른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 나라다.동북아시아에 위치한 작은 나라가 이룬 성과라기엔 믿기지 않는다.이런 성과는 경제력과 국민화합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거나 국론이 분열됐다면 불가능한 일이다.탄핵과 촛불정국을 지나면서 분열된 국민들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축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끝으로 평창과 평화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이다.국회의장으로 재임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여러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그럴 때마다 평창(平昌)과 평화(平和)는 같은 뜻이라는 기시감을 갖곤 했다.평창은 평화를 널리 펼친다는 뜻이다.평화와 뜻이 맞닿아 있다.그러니 평창을 넘어 평화올림픽으로 가야한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기묘한 우연이라고 여겼다.그러나 공짜 평화는 없다.저절로 주어지지도 않는다.평화올림픽은 평창올림픽 이후부터다.전쟁 먹구름을 걷어내고 공존의 지혜를 찾을 때 비소로 평화올림픽은 완성된다.하늘아래 첫 동네,평창에서 평화로운 기운이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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